강원도는 오랫동안 보수 진영에 있어 ‘안방’이자 ‘최후의 보루’였다.
선거철마다 불어닥치는 ‘北風’이나 안보 이슈는 접경 지역이라는 특수성과 맞물려 견고한 보수 지형을 형성해 왔다. 그러나 2026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둔 지금, 강원도의 민심은 예전과 같지 않다.
요지부동이던 보수의 콘크리트 지지층이 갈라지는 소리가 영서와 영동을 가리지 않고 들려오고 있다.
- 맹목적 지지에서 ‘냉정한 저울질’
강원도 유권자들의 변화는 무엇보다 ‘무조건적 지지’의 종언에서 시작된다. 과거에는 정당의 깃발만 보고 투표하는 경향이 짙었으나, 최근의 여론 지표는 중도층의 확대와 무당층의 급증을 보여준다. 이는 중앙 정치의 혼란과 무관하지 않다.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 사태와 대통령 탄핵 등 헌정사적 비극을 목격하며, 보수 성향 유권자들 사이에서도 "이것이 진정한 보수인가"라는 근본적인 회의감이 확산되었다. 이른바 ‘샤이 보수’마저 등을 돌리거나 침묵을 택하면서, 국민의힘이 누리던 압도적인 우위는 사라진 지 오래다.
‘강원특별자치도’라는 이름의 청구서
두 번째 원인은 실질적인 삶의 변화에 대한 갈증이다. 강원특별자치도가 출범하며 장밋빛 미래를 약속했지만, 도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경제적 온도는 여전히 차갑다.
영서권(원주·춘천)의 경우 수도권과의 연결성은 강화되었으나, 역설적으로 인구와 인프라가 수도권으로 흡수되는 '빨대 효과'에 직면해 있다. 영동권(강릉·속초)도 인구 절벽과 지역 소멸의 공포가 현실화되고 있다.
"보수를 찍어줘도 달라진 게 없다"는 해묵은 소외감이 이제는 분노로 바뀌고 있다. 도민들은 이제 '이념'이 아닌 '생존'을 이야기하고 있다. 중앙당의 이념 전쟁보다는 지역 경제를 살릴 실천적 대안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기 시작한 것이다.
- 강원도 ‘스윙 스테이트’가 될 것인가
강원도의 정치 지형은 이제 '분절화'되고 있다. 젊은 층과 외지 유입 인구가 많은 원주와 춘천은 이미 보수와 진보가 팽팽히 맞서는 전략적 요충지가 되었다. 보수의 심장이라 불리던 강릉마저 세대교체와 산업 구조 변화로 인해 표심을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다.
정치권이 주목해야 할 지점은 명확하다. 강원도민들은 더 이상 '당의 색깔'에 현혹되지 않는다. 올해 지방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과거의 향수에 기대는 것이 아니라, 강원도가 겪고 있는 소외와 격차를 메울 구체적인 정책적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
"강원도는 더 이상 누구의 텃밭도 아니다." 지금 강원도 민심이 던지는 경고는 분명하다. 보수 진영이 기득권에 안주하며 텃밭의 안녕을 자신하는 순간, 강원도의 산맥은 거센 민심의 변화에 가로막히게 될 것이다.
2026년 강원도는 한국 정치 지형의 변화를 알리는 가장 뜨거운 '격전지'가 될 것으로 정치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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