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너지가 가치 있는 진정한 통화다

AI·로봇 등 자동화가 극대화된 미래 사회에서 '에너지'가 진정한 통화(화폐)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최근 일론 머스크가 던진 이 한 문장은 단순한 수사가 아니라, 세계 경제의 패러다임 전환을 꿰뚫는 선언에 가깝다. 인류가 무엇을 ‘가치’로 삼아왔는지를 되돌아보면, 이 문장이 지닌 무게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지난 반세기 동안 세계는 석유를 중심으로 돌아갔다. 석유를 가진 자가 권력을 쥐었고, 달러는 석유와 결합해 ‘페트로달러’라는 강력한 지위를 누려왔다. 그러나 AI와 데이터, 초연결 사회로 급격히 이동한 지금, 석유보다 더 근본적인 자원이 전면에 등장했다. 바로 전기다.

AI는 전기를 먹고 성장한다. 데이터센터는 밤낮없이 전기를 소모하며, 연산 능력의 확장은 곧 전력 확보 능력의 문제로 귀결된다. 이제 국력과 기업 경쟁력은 더 이상 인구나 영토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얼마나 안정적이고 저렴한 전력을 확보할 수 있는가가 미래의 부와 패권을 가르는 기준이 되고 있다. 우리는 이미 ‘일렉트로달러(Electrodollar)’의 시대 입구에 서 있다.

종이 화폐의 본질을 떠올려 보자. 그것은 신뢰 위에 세워진 약속이며, 필요하다면 무한히 찍어낼 수 있다. 그래서 시간이 흐를수록 가치가 희석된다. 반면 전기는 다르다. 전기는 저장이 어렵고, 생산에는 반드시 물리적 시간과 자원, 인프라가 필요하다. 노동과 자연, 기술이 결합되지 않으면 결코 얻을 수 없다. 전기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그래서 전기는 자산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비트코인이나 아이렌(IREN)과 같은 기업들이 주목받는 이유는 분명하다. 이들은 단순한 투기 자산이 아니라, 잉여 전기와 사라져버릴 에너지를 ‘가치의 형태’로 전환해 저장하는 구조를 갖고 있다. 다시 말해, 이들은 디지털 시대의 에너지 금고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가장 본질적인 가치를 담고 있는 창고인 셈이다.

지금 전 세계에서 벌어지는 경쟁은 통화 패권의 경쟁이 아니다. 에너지 확보, 특히 전기 생산과 저장, 그리고 이를 효율적으로 가치화하는 능력을 둘러싼 경쟁이다. 돈의 흐름이 종이에서 데이터로, 데이터에서 다시 에너지로 이동하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역사는 늘 조용히 방향을 바꾼다. 변화를 알아차린 소수는 준비하고, 다수는 결과로서 그 변화를 받아들이는 숙명속에 살아간다. 중요한 것은 정답을 맞히는 것이 아니라, 본질을 읽는 눈이다. 전기가 곧 부가 되는 시대,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하고 있는가. 어떤 산업에 관심을 두고, 어떤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가.

에너지를 이해하는 자가 경제를 이해하고, 경제를 이해하는 자가 미래를 설계한다.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도 통찰이 필요한 시기다. 이 거대한 전환의 흐름 앞에서, 단기적인 등락이 아니라 장기적인 방향을 읽는 혜안을 갖추길 바란다. 그것이 다가올 시대에 우리가 부를 지키고, 가치를 축적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세상에 존재하는 부는 만들어가는 자의 몫이다.

발행인겸 필자 김명수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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