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민 기자

유튜브 생태계의 권력 구조가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다. 대형 제작사와 스타 크리에이터가 장악하던 무대는 **쇼츠(Shorts)**와 AI 콘텐츠의 확산과 함께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최근 인도에서 등장한 AI 기반 유튜브 채널들의 급성장은 이 변화가 일시적 유행이 아니라 플랫폼 구조 자체의 전환임을 보여준다.

인도에서 빠르게 성장한 AI 콘텐츠 채널들은 기존 유튜브 문법과 다르다.
촬영도 없고, 출연자도 없으며, 스튜디오도 없다. 대신 AI 캐릭터, 자동 편집, 반복 가능한 포맷이 콘텐츠를 대신한다. 사람의 개입은 최소화되고, 콘텐츠는 시스템처럼 생산된다.

이 변화는 단순한 제작 방식의 진화가 아니다.
‘창작’의 정의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

과거의 창작자는 ‘표현하는 사람’이었다.
지금의 창작자는 ‘운영을 설계하는 사람’이다.
그리고 미래의 창작은 ‘알고리즘을 관리하는 시스템’으로 이동하고 있다.

유튜브가 중시하는 것은 더 이상 메시지의 깊이나 제작자의 명성이 아니다. 추천 알고리즘은 ▲시청 유지 시간 ▲반복 재생 ▲즉각적 반응 여부만을 기준으로 작동한다. 사람이 만들었는지, AI가 만들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플랫폼에 오래 머물게 하는 구조인가가 유일한 판단 기준이다.

이 같은 흐름은 한국 유튜브에서도 이미 현실이 되고 있다. 개인 유튜버 **김프로**가 2025년 전 세계 연간 조회수 1위를 기록한 사례는, 고비용 제작이나 방송 경력이 아닌 알고리즘에 최적화된 콘텐츠 구조가 글로벌 성과를 좌우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에 따라 한국 유튜브의 경쟁 구도도 변하고 있다. 연예인·방송사 중심의 우위는 점차 약화되고, 짧고 반복 가능한 포맷을 앞세운 개인 채널과 실험적 콘텐츠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촬영·편집 능력보다 플랫폼 이해력과 콘텐츠 운영 능력이 더 중요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쇼츠 중심 소비 확산은 ‘국내 인기’의 의미를 바꾸고 있다. 한국에서 제작된 영상이 언어 장벽 없이 해외로 확산되면서, 성공의 기준은 국내 구독자 수가 아니라 글로벌 조회수와 알고리즘 노출 여부로 이동하고 있다. 이로 인해 한국 유튜버들은 처음부터 해외 시청자를 겨냥한 콘텐츠 설계에 나서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현상을 두고 “플랫폼 권력이 사람에서 구조로 이동하는 과정”이라고 진단한다. 크리에이터는 더 이상 카메라 앞에 서는 존재가 아니라, AI 도구와 데이터, 알고리즘을 관리하는 운영자로 역할이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유튜브 생태계의 변화는 이제 시작 단계다. 쇼츠와 AI가 결합한 콘텐츠 생산 방식이 확산될수록, 한국 유튜브 역시 기존의 성공 공식을 내려놓고 새로운 경쟁 국면으로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조중동e뉴스 | 세상을 맑고 투명하게...


팩트로 세상을 읽고, 제도로 사회를 바꾼다. — 조중동e뉴스
<저작권자(c) 조중동e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