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컬] '내란 대통령 3인방' 오명 남길 듯…사죄가 도리다
브라질 보우소나루, 대선 패배 후 군 동원해 새정부 전복 시도
아프리카 민주콩고 망명 대통령 카빌라, 반군 지원·반란 모의
윤 전 대통령 "자유·주권 지키기 위한 것"…끝내 반성 안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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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박 비닐 시위 참가자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일인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안국역 인근에서 '윤석열 8대0 파면을 위한 끝장 대회' 참가자가 방한용 은박 비닐을 덮고 독서를 하고 있다. 2025.4.4 superdoo82@yna.co.kr
(서울=연합뉴스) 한승호 선임기자 = 12·3 비상계엄과 관련해 윤석열 전 대통령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사건에 대한 서울중앙지법 결심공판에서 특별검찰이 13일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구형했다. 특검은 "대한민국 존립 자체를 위협한 내란 범행"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윤 전 대통령 측은 "국헌문란 목적이 아닌 대국민 메시지 계엄"이라며 내란이 아니라고 주장했으나 법원이 이를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12·12 군사반란 주모자인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이 처벌받은 이후, 민주화 시대가 열리면서 사라질 줄 알았던 내란 사건이 재발한 데 대한 법적 단죄가 이뤄지는 셈이다. 확정 판결로 이어지면 윤 전 대통령은 각국에서 쿠데타나 반란 등 혐의로 지난해 기소된 '내란 대통령 3인방'에 오르는 오명을 남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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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우소나루 브라질 전 대통령 [연합뉴스DB]
남미 브라질에서는 대선 패배 후 군을 동원해 새 정부 전복을 계획한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전 대통령이 지난해 9월 27년 3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아 복역 중이다. 군 장교 출신인 그는 임기 말인 2022년 10월 선거에서 승리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현 대통령 암살을 계획하고 국방부 장관을 비롯한 최측근과 함께 군부 쿠데타를 모의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대통령직에서 물러난 뒤인 2023년 1월 발생한 대규모 선거 불복 폭동을 조장했다는 혐의도 받았다. 현지 매체는 대통령궁, 대법원, 국회의사당 등에서 폭도로 변한 시위대 대부분이 보우소나루 지지자였던 것으로 검찰이 판단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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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빌라 전 민주콩고 대통령 [연합뉴스DB]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 법원은 지난해 9월 조셉 카빌라 전 대통령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망명 중이라서 형 집행은 미뤄지고 있다. 민주콩고 정부는 카빌라 전 대통령이 주요한 두 도시를 점령한 투치족 반군 M23을 지원하고 반란을 모의했다고 밝혔다. 카빌라는 반역, 전쟁범죄, 반인도적 범죄, 반란 가담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
대통령이었던 부친이 암살된 2001년 대통령직을 승계한 카빌라는 부정선거 논란 속에 두 차례 대선에서 승리해 대통령직을 3번 연임했다. 임기가 끝났는데도 물러나지 않고 선거를 미루며 2년여 더 집권하기도 했다. 마침내 치러진 2018년 대선에서 정권 교체가 이뤄졌고 신임 대통령은 그를 포용하며 협치를 시도했으나 둘의 관계가 벌어졌고 카빌라는 2023년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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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 우두머리 결심공판 중 웃음 보이는 윤석열 전 대통령 (서울=연합뉴스)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1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417호 형사대법정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 결심공판에서 변호인들과 대화하며 웃고 있다. 2026.1.13 [서울중앙지법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민주화 이후 국제사회에서 쿠데타나 반란 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국민들은 '떠올리기 싫은 악몽'이나 '있을 수 없는 일'로 생각해왔다. 'K-민주주의'에 대한 굳건한 신뢰에서 나온 것이다. 국민 투표로 선출돼 국민으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은 대통령이 국민을 향해 총을 겨눌 수 있는 상황을 만든다는 것이 어떻게 가능할지 상상하기조차 힘든 일이었다.
거대 야당의 독주를 횡포나 폭정으로 인식했더라도 정치적으로 풀어야 할 사안이다. 그런데도 '계몽령'을 꺼내들고 군대를 동원해 민주주의의 보루인 국회를 마비시키려 했다니 아연실색할 노릇이다. 윤 전 대통령은 최후 진술에서도 "자유와 주권을 지키고 헌정을 살리기 위한 것"이라고 강변하며 끝내 반성과 사과를 하지 않았다. 위기의 민주주의를 지켜내고 시대착오적 계엄으로 고통받는 국민들이 최대 피해자다. 윤 전 대통령은 지금이라도 사죄해야 한다. 그것이 최소한의 도리다.
h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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