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설명| 한-인도 비즈니스문화진흥원 (IKBCC: Indo-Korea Business Culture Center)와 글로벌외교관포럼 (Global Diplomats Forum)의 제나 정 (Dr. Zena Chung) 이사장이 캄보디아 시엠립에 위치한 앙코르 와트 사원을 방문해 인류의 전쟁 종식과 세계 평화·번영을 기원하며 기도하고 있다.


앙코르와트(Angkor Wat) 사원 방문은 단순한 유적 답사를 넘어, 인류 문명이 어떻게 형성되고 계승되어 왔는지를 되묻는 사유의 계기였다. 신과 인간, 인간과 인간이 어떤 가치와 질서 속에서 공존해 왔는가에 대한 질문은, 12세기 크메르 제국이 남긴 이 거대한 석조 유산 앞에서 여전히 현재진행형의 의미를 갖는다.

캄보디아 시엠립(Siem Reap)에 자리한 앙코르와트는 정치·, 종교, 우주관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인류 문명의 정수로 평가받는다. 12세기초 크메르(Khmer) 제국의 전성기를 이끈 수리야바르만 2세(Suryavarman II)가 건립한 이 사원은 단일 왕조의 기념물이 아니라, 동서 문명이 교차하며 축적된 사상과 기술, 신앙의 결정체다. 그 앞에 서면 문명은 결코 고립된 섬이 아니라, 시대와 지역, 세대를 넘어 이어져 온 하나의 장대한 흐름임을 실감하게 된다.

사진 설명| 한-인도 비즈니스문화진흥원 (IKBCC: Indo-Korea Business Culture Center)과 글로벌외교관포럼(Global Diplomats Forum)의 제나 정(Dr. Zena Chung) 이사장이 이날 결혼식을 올린 캄보디아의 젊은 신랑·신부의 양가 부모와 함께 앙코르 와트 사원 야외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특히 앙코르와트 1층 외벽을 따라 정교하게 새겨진 인도의 대서사시 『라마야나(Ramayana)』는 문명 교류의 생생한 증거다. 인도 최대 명절 디왈리(Diwali)의 정신적 근간이 되는 람(Ram) 신의 일대기가 인도를 넘어 동남아시아 중심부까지 확산돼 현지 문화로 깊이 정착했다는 사실은, 고대 세계가 이미 활발한 정신적, 문화적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오늘날에도 현지 투어 가이드들이 람(Lord Ram)의 생애와 철학을 세계 각국의 방문객들에게 설명하는 모습은, 이 서사가 여전히 ‘살아 있는 역사’임을 말해준다.

이 문명의 흐름은 인도에서 스리랑카, 인도네시아, 태국, 베트남, 미얀마를 거쳐 인도차이나 전역으로 이어졌고, 더 나아가 한반도와도 연결된다. 아요디아 출신의 허황후가 김수로왕과 혼인해 가야로 전해졌다는 기록은, 단순한 전설이 아니라 고대 해상 교류와 문명 이동의 한 단면으로 재해석될 여지를 지닌다. 역사는 개별 사건의 나열이 아니라, 서로 맞물린 서사로 이해될 때 비로소 입체성을 갖는다.

사진 설명| 한-인도 비즈니스문화진흥원 (IKBCC: Indo-Korea Business Culture Center)과 글로벌외교관포럼(Global Diplomats Forum)의 제나 정(Dr. Zena Chung) 이사장이 캄보디아 시엠립의 앙코르 와트 사원을 방문해, 전 세계가 하나의 지구 공동체이자 하나의 가족임을 뜻하는 ‘바수 데이바(Vasudhaiva Kutumbakam)’의 정신을 담아 두 손으로 하트 모양을 만들고 인류애를 향한 사랑을 전하고 있다.


문명은 비판 속에서 완성되고, 유산으로 남는다

앙코르와트 건설 과정 역시 결코 순탄하지 않았다. 당시에도 막대한 인력과 자원이 투입된 국가적 사업을 두고, 백성들에게 과도한 재정적 부담을 지운다는 비판과 불만이 적지 않았다는 기록이 전해진다. 이는 인도의 타지마할이나 중국의 만리장성 또한 예외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역사는 냉정하다. 당대에는 부담과 논쟁의 대상이었던 이 거대한 유산들은, 시간이 흐른 뒤 국가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핵심 자산이 되었고 후손들에게는 비교할 수 없는 문화적, 경제적 자산이 되었다. 앙코르와트는 오늘날 캄보디아를 세계적인 문화유산을 지닌 국가로 인식하게 만드는 상징이며, 시엠립을 수도 프놈펜에 버금가는 국제적인 관광도시로 성장시킨 원동력이다.

이 점은 분명한 교훈을 준다. 국가적 대사업은 현재의 여론과 효율만을 기준으로 판단해서는 않 되며, 미래 세대까지 내다보는 문명적 비전 속에서 추진돼야 한다는 사실이다.

허황후 서사의 재조명과 문화외교의 과제

이러한 문명사적 시각에서 볼 때, 허황후를 매개로 한 한국과 인도의 관계는 단순한 역사 담론을 넘어선다. 허황후 (Queen Heo Hwang Ok)는 먼 나라에서 시집온 전설적 인물이 아니라, 인도 아요디아 (Princess of Ayodhya)와 연결된 문명적 혈통을 지닌 역사적 존재로 재조명될 필요가 있다. 김해 김씨, 김해 허씨, 인천 이씨 등 한국의 주요 성씨가 이 서사와 연결된다는 점은, 한국 고대사의 외연을 넓히는 동시에 한-인도 문명 교류사의 깊이를 재확인하게 한다.

이런 맥락에서 인류애의 실현을 위한 글로벌평화센타의 상징으로서 한국에 람 사원 건립 논의는 특정 종교의 확산 문제가 아니라, 고대부터 이어져 온 문명 교류의 흔적을 문화적 공간으로 재현하려는 시도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세계 각국이 역사적 서사를 문화 자산으로 전환해 국가 브랜드와 문화외교를 강화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이 논의는 종교를 넘어선 문명사적, 외교적 과제로 다뤄질 필요가 있다.

사진 설명| 한-인도 비즈니스문화진흥원 (IKBCC: Indo-Korea Business Culture Center)과 글로벌외교관포럼(Global Diplomats Forum)의 제나 정(Dr. Zena Chung) 이사장이 이날 결혼식을 올린 캄보디아의 젊은 신랑·신부의 양가 부모와 함께 앙코르 와트 사원 야외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아요디아와 새로운 순례 지도의 등장

인도 아요디아에 2024년 1월 22일에 개관되었고, 2025년 11월 25일에 최종적으로 완공된 로드 람 사원 ((Ram Temple Ayodhya)은 이러한 흐름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앙코르 와트 (Angkor Wat Temples)가 시엠립을 세계적 순례·관광 도시로 만든 것처럼, 아요디아 역시 인도의 새로운 문명 관문으로 부상할 가능성을 지닌다. 수도가 아닌 지방 도시가 역사와 신앙, 문명 서사를 매개로 세계와 연결되는 사례는, 문화유산이 갖는 잠재력을 다시금 환기시킨다.

이 변화는 한국에도 시사하는 바가 아주 크다. 허황후와 김수로왕의 2000년 서사를 현대적으로 해석하고 공간화 할 수 있다면, 이는 동북아를 넘어 세계인이 찾는 새로운 문화·적 영적 거점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내포한다.

사진 설명| 한-인도 비즈니스문화진흥원(IKBCC·Indo-Korea Business Culture Center)의 제나 정(Dr. Zena Chung) 이사장이 2024년 1월 22일 개관한 인도 아요디아의 람 사원을 방문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우리는 하나다’라는 문명의 메시지

인도의 고대 철학 ‘바수데바 쿠툼바캄(Vasudhaiva Kutumbakam)’—온 세상은 하나의 가족-이라는 사상은, 한국의 홍익인간 (弘益人間: 널리 세상을 이롭게 하다) 정신과 맞닿아 있다. 오늘날 세계가 양극 체제를 넘어 다자 질서로 재편되는 과정에서 수많은 갈등과 국지전을 겪고 있는 작금의 상황에서, 이러한 문명적 가치 혹은 사상들은 단순한 이상이 아니라 현실적 대안으로 재조명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시대일수록 인도와 한국이 공유해 온 오래된 문명 철학은 새로운 국제 질서의 해법이 될 수 있다. 전쟁이 아닌 평화와 공존, 경쟁이 아닌 상호 연대, 현재의 이익이 아닌 미래 세대를 향한 선택이 지금 우리에게 요구되는 문명적 결단이다.

앙코르와트는 돌로 지어진 과거의 유적이 아니다. 그것은 인류에게 남겨진 질문이며, 미래를 향한 제안이다. 우리가 다시 문명의 긴 호흡으로 사고할 때, 비로소 그 의미는 현재의 선택과 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다.

사진 설명| 한-인도 비즈니스문화진흥원(IKBCC·Indo-Korea Business Culture Center)의 제나 정(Dr. Zena Chung) 이사장이 여러 해외 관광객들과 함께 앙코르 와트 사원 1층 우측 벽면에 새겨진 람 신(Lord Ram)의 일대기를 담은 라마야나(Ramayana) 부조를 관람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기사 및 자료제공

한-인도 비즈니스문화진흥원(IKBCC·Indo-Korea Business Culture Center)의 제나 정(Dr. Zena Chung) 이사장

(본 칼럼은 필자의 개인 의견이며, 조중동e뉴스는 다양한 의견을 존중합니다. 본 칼럼이 열린 논의와 건전한 토론의 장이 되기를 바랍니다)

"정치관련 칼럼의 경우에는 본 칼럼은 조중동 e뉴스 의견과는 별개의 견해입니다"

<저작권자(c) 조중동e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