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 정치는 신념의 장이어야지 결코 경매장이 되어서는 안 된다

정치는 본래 국가에 보탬이 되고, 국민의 눈물을 닦아주는 손이어야 한다. 그러나 그 손이 어느 순간 검은 돈을 주고받는 ‘추악한 거래의 손’으로 변질될 때, 민주주의는 조용히 숨을 거둔다. 최근 불거진 더불어민주당 공천을 둘러싼 논란을 바라보며 국민들이 던지는 질문은 단순하다. “이 일이 과연 한 사람만의 문제이겠는가.”

멀리 갈 것도 없다. 정치권 주변에는 오래전부터 공천을 두고 돈이 오간다는 온갖 소문이 떠돌아 왔다. 누군가는 얼마를 썼다느니, 누군가는 실세를 통했다느니 하는 이야기들이다. 물론 소문은 소문일 뿐이다. 그러나 아무런 이유 없이 연기가 피어오르지는 않는다. 민심의 바닥에는 이미 실명까지 오르내리는 이야기들이 독버섯처럼 퍼져 있고, 그 불신은 정치 전반을 잠식하고 있다.

정치는 신념의 장이어야 한다. 결코 경매장이 되어서는 안 된다.
누군가는 수십 년간 지역을 누비며 주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손을 잡고 표를 얻으려 애쓴다. 반면 누군가는 권력자의 주변을 맴돌며, 돈이라는 가장 손쉬운 지름길을 통해 ‘단수 공천’이라는 결과를 얻으려 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만약 그 과정에 거액의 금전이 개입되었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국민에게는 참담한 배신이다.

돈으로 자리를 사려 했던 정치 지망생들에게 묻고 싶다. 당신들에게 정치는 무엇인가. 공공의 책임인가, 아니면 투자 상품인가. 만약 정치가 투자라면, 그 돈은 결국 어디서 회수될 것인가. 국민의 삶과 세금, 그리고 국가의 미래가 그 회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정말 모르는 것인가.

돈으로 산 권력은 결코 국민을 위해 쓰일 수 없다. 처음부터 그 권력은 국민이 아니라 ‘공천권자’와 ‘뒷문’을 향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전략공천이라는 미명하에 여타 다른 후보자들을 죽이고, 그 주변을 쑥대밭으로 만들어버려 아예 순수한 정치희망자들의 싹을 잘라버린다. 그런 권력은 필연적으로 또 다른 부패를 낳고, 정치 전체를 썩게 만든다. 영국 역사학자 액튼경(Sir W.Acton)은 “권력은 부패하기 마련이고 절대적인 권력은 절대적으로 부패한다(Power tends to corrupt. Absolute power corrupts absolutely.)”고 말했듯이, 권력이 집중될수록 부패와 남용의 위험이 커진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따라서 그 피해는 고스란히 정직하게 땀 흘리며 정치에 뛰어든 성실한 정치인들과, 아무런 죄 없는 국민들에게 돌아간다.

지금이라도 스스로 돌아보아야 한다. 과거에 부정한 선택을 했거나, 지금도 그런 유혹의 문 앞에 서 있다면, 이제 내려놓는 것이 마지막 남은 최소한의 도리다. 끝까지 숨길 수 있을 것이라는 착각은 버려야 한다. 국민의 눈은 생각보다 훨씬 날카롭고, 진실은 언제나 가장 불리한 순간에 모습을 드러낸다.

이제 정치권은 더 이상 이 문제를 개인의 일탈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측근이라는 이유로, 돈을 가져왔다는 이유로 뒷문을 열어주는 ‘밀실 공천’의 관행은 반드시 끊어내야 한다. 이번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파동을 계기로 여야를 가릴 것 없이, 투명하고 검증 가능한 시스템으로 공천 과정을 공개하는 것만이 무너진 정치 신뢰를 회복하는 길이다. 자정 능력을 잃은 정당은 결국 국민에게 버림받는다.

국민은 바보가 아니다. 더러운 지갑으로 산 금배지는 언젠가 그 주인의 목을 조이는 족쇄가 되어 돌아온다. 정정당당하게 경쟁하고, 땀 흘려 선택받는 정치만이 민주주의를 살린다. 지금 필요한 것은 변명도, 침묵도 아니다. 맑고 투명한 공천, 그것이 정치가 다시 국민 앞에 떳떳하게 설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발행인겸 필자 김명수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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