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IT 박람회인 미국 CES 2026 현장. 혁신과 미래를 논하는 그 화려한 무대 한복판에서 낯익은 얼굴이 포착됐다.

1억 원 상당의 공천헌금을 건넸다는 의혹으로 수사 선상에 오른 김경 서울시의원이다. 보도된 사진 속 그는 기업 관계자들 사이에서 환하게 웃으며 '엄지척' 포즈를 취하고 있었다. 이 장면은 도덕적 불감증을 넘어,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근간을 뒤흔든 중대 범죄 의혹 당사자가 취하기엔 너무나도 오만한 태도였다.

'혁신'의 현장에서 목격된 '구태'의 상징

김 의원은 지난 지방선거 당시 공천을 대가로 1억 원을 건넸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민주주의의 꽃이어야 할 선거가 검은 돈 거래의 장으로 변질되었다는 의혹은 그 자체로 시민들에게 큰 박탈감을 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수사가 본격화되기 직전 "가족을 만나러 간다"며 지닌해 12월 말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그가 CES 행사장에서 보여준 여유로운 모습은 단순한 여행의 기록이 아니다. 이는 "법과 여론은 잠시 피하면 그만"이라는 특권 의식의 발로이자, 자신을 선출해 준 유권자들에 대한 명백한 조롱이다.

기술의 진보를 확인하는 CES 현장에서, 우리는 가장 후진적인 '구태 정치'의 민낯을 마주하게 된 셈이다.


- 도피성 출국의 전형인가?

김 시의원의 행보가 더욱 지탄받는 이유는 해외 체류 중 보여준 석연치 않은 움직임 때문이다. 최근 그는 사용하던 메신저 계정을 탈퇴하고 재가입하는 등 데이터 삭제를 시도한 정황이 드러났다. "수사에 협조하겠다"던 말과는 달리, 물리적 거리를 이용해 증거를 인멸하려 한다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경찰의 책임 또한 가볍지 않다. 중대한 혐의가 제기되었음에도 출국 금지 등 기초적인 신변 확보조차 하지 못한 '늑장 대응'이 김 의원에게 면죄부나 다름없는 탈출구를 열어주었기 때문이다. 공권력이 머뭇거리는 사이 피의자는 태평하게 해외 박람회를 관람하며 증거를 지우고 있다.

- 민심의 분노, ''엄중한 심판'을 원한다

지금 민심이 들끓는 이유는 단순히 그가 외국에 나갔기 때문이 아니다. 법적 책임을 지기 전까지는 공직자로서 최소한의 부끄러움을 느껴야 마땅함에도, 카메라 앞에서 보인 그 당당함이 대중의 역린을 건드린 것이다.

김 의원은 이제 '엄지척'을 내리고 수사기관 앞에 서야 한다

시의회 또한 이번 사태를 개인의 일탈로 치부하지 말고, 제명 등 최고 수준의 징계를 통해 무너진 공직 기강을 바로 세워야 할 것이다. 민주주의는 돈으로 사는 것이 아니며, 법망을 피한 웃음은 결코 오래갈 수 없다.

진정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부패한 정치인이 합당한 처벌을 받는 상식적인 정의다.

김창권 大記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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