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한남매 21



- 출판계에서 ‘베스트셀러 1위’는 상징적인 지표다

보통은 시대를 관통하는 담론을 담은 에세이나 스타 작가의 신작 소설, 혹은 자기계발서의 전유물로 여겨져 왔던게 정석이다. 하지만 2026년 벽두, 교보문고 종합 베스트셀러 1위에 이름을 올린 책은 다름 아닌 '흔한남매 21'이다.

이는 단순히 어린이들의 인기를 넘어서, 아동 만화가 국내 출판 시장의 가장 강력한 핵심 콘텐츠로 자리 잡았음을 시사한다.

- 유튜브에서 종이책으로

‘흔한남매’의 성공은 철저히 ‘팬덤 기반의 OSMU(One Source Multi Use)’ 전략의 승리다. 300만 명이 넘는 유튜브 구독자를 보유한 이들은 영상 속의 코미디를 단순히 지면으로 옮기는 데 그치지 않았다. 영상이 주는 휘발성 재미를 ‘소장 가능한 콘텐츠’인 만화책으로 변주하며 아이들의 책상 위를 점령했다.

독자들은 영상을 보듯 책을 읽고, 책을 읽으며 다시 영상을 떠올린다. 이러한 선순환 구조는 신간이 나올 때마다 즉각적인 구매로 이어지는 강력한 동력을 제공한다.

- 아동 도서의 위상 변화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만화 형식의 아동 도서는 ‘학습’의 목적이 강조될 때만 부모들의 지갑을 열 수 있었다. 그러나 『흔한남매』 시리즈는 전혀 다르다. '으뜸'과 '에이미'라는 현실적인 남매의 일상과 유머를 전면에 내세우며, ‘재미 그 자체’로 종합 차트 1위를 탈환했다.

이는 부모 세대가 만화책을 ‘공부를 방해하는 요소’가 아닌 ‘독서의 즐거움을 알려주는 매개체’로 인식하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문화적 흐름의 변화이기도 하다.

- 2026년 출판계의 바로미터

[흔한남매 21]이 김애란 같은 대형 소설가나 『트렌드 코리아 2026』 같은 경제 전망서를 제치고 1위에 오른 현상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연말연시와 방학 시즌, 아동 도서는 선물용으로 압도적인 구매력을 발휘한다.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캐릭터를 종이책으로 소장하려는 욕구는 여전히 강력하다. 독자들이 더 이상 무거운 주제에만 머물지 않고, 일상의 소소한 웃음과 공감을 주는 텍스트에 기꺼이 비용을 지불한다는 점이다.

- 베스트셀러 1위의 무게와 미래

결국 『흔한남매』의 종합 1위 기록은 우연이 아니다. 이는 탄탄한 캐릭터 IP(지식재산권)가 출판 시장에서 얼마나 파괴력을 가질 수 있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20권이 넘는 시리즈가 나오는 동안 단 한 번도 흐트러짐 없이 정상을 지키고 있는 이 ‘흔한’ 남매의 기록은, 이제 출판계가 주목해야 할 가장 ‘특별한’ 현상이 되었다.

앞으로 아동 만화 시장이 단순히 재미를 넘어 어떤 새로운 교육적, 문화적 가치를 결합해 나갈지, 그 정점에 서 있는 『흔한남매』의 가별찬 행보가 주목된다.

김창권 大記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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