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령화는 위기가 아니라 잘못된 인식과 정책이 위기를 만들 뿐이다

2026년을 맞이하며 어느덧 필자 역시 ‘고령자 그룹’에 속하게 되었다. 시간은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흐른다. 60대를 넘어서며 체감하는 변화는 단순한 나이의 문제가 아니다. 로봇의 등장으로 상징되는 AI 혁명과 자동화의 물결은, 특히 50세 이상 고령층에게 훨씬 더 직접적이고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제 우리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야 한다. AI시대에 고령자는 과연 보호와 수혜의 대상에만 머물러야 하는 존재인가.

지금까지의 정책 방향은 그렇다고 말해왔다. 그러나 그 답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고령자는 더 이상 사회의 주변부가 아니라, 경제와 사회를 함께 떠받칠 수 있는 주체적 생산 인력으로 재인식되어야 한다.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고령자 고용 활성화 정책을 살펴보면, 대부분 단기적이며 생산성이 낮은 업종에 집중되어 있다. 이는 고령자 고용을 국가 경제·사회 발전의 한 축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저소득 고령자의 빈곤 완화를 위한 사회복지 차원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한다. 이러한 접근은 고령자의 능력과 경험, 전문성을 활용하지 못한 채, 일시적인 일자리 제공에 그치고 만다. 결과적으로 고령자의 자존감과 노동의 질은 떨어지고, 정책은 지속 가능성을 잃은 채 재정만 소모하는 구조로 반복된다.

이제는 AI시대에 걸맞게 분명한 방향 전환이 필요하다

연령이 아니라 능력에 따른 고용 활성화가 이뤄져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와 기업은 보다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 단순한 복지 지출이 아니라, 재교육·재훈련·전직 지원·직무 재설계 등을 통해 고령자가 노동시장에 지속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이 요구된다.

또 하나의 중요한 문제는 정부의 역할이다. 현재 정부는 특정 기관이나 단체를 지정해 사업을 맡기고, 사후 관리에만 머무르는 경향이 강하다. 그러나 이제는 사업 구상 단계부터 운영, 관리에 이르기까지 정부가 상시적이고 실질적인 책임 주체로 참여해야 한다. 그래야만 정책의 일관성과 성과를 담보할 수 있다.

특히 현행 이원적 관리 체계는 심각한 한계를 안고 있다. 고령자를 ‘능력’이 아닌 ‘연령’ 기준으로 나누는 정책 구조는 고용 정책의 실효성을 떨어뜨리고, 재정 낭비를 초래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임금피크제다. 연령만을 기준으로 한 일괄적 제도는 개인의 역량과 성과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

앞으로는 연령대별로 주무 부서를 나누는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노동능력을 충분히 보유한 고령자는 고용노동부가 노동시장 정책의 관점에서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연령이 아니라 직무 능력과 기여도를 기준으로 한 고용 체계가 구축되어야 한다.

고령화는 위기가 아니다. 잘못된 인식과 정책이 위기를 만들 뿐이다. 고령자를 사회의 짐이 아니라 자산으로 바라볼 때, 비로소 지속 가능한 사회로 나아갈 수 있다.

이제 선택의 시간이다. 고령자를 보호의 대상에 묶어둘 것인가, 아니면 미래를 함께 만들어갈 동반자로 세울 것인가. 그 답은 정부가 AI시대에 걸맞는 고용정책의 방향을 어떻게 제대로 전환시키느냐 여부에 달려 있다.

발행인겸 필자 김명수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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