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순간, 숨 쉬고 생각하고 느끼는 우리가 바로 인생의 주인공이라고 강변하는 필자(뒷줄 맨좌측)


2026년 병오년, 말띠의 해가 시작되기까지 이제 몇 시간 남지 않았다. 시간은 늘 조용히 흘러가지만, 해가 바뀌는 문턱에 설 때면 우리는 비로소 그 무게를 느낀다. 눈부신 아침이란, 단지 해가 떠오르는 순간이 아니라 눈을 뜰 수 있는 오늘이 우리에게 허락되었다는 사실 그 자체일 것이다.

눈을 뜨면 세상은 여전히 아름답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 숨 쉬고 생각하고 느끼는 우리가 바로 인생의 주인공이다. 누구의 대역도 아니고, 예행연습도 없다.

지금 이 장면이 곧 본무대다.

돌이켜보면 인생은 참으로 단순하면서도 냉정하다.

우리 손에 쥐어진 것은 편도승차권 단 한 장이다. 되돌아오는 왕복권도, 다시 찍을 수 있는 재입장권도 없다.

한 번 떠나면 그뿐인, 오직 한 번뿐인 여행이다. 그래서 인생에는 ‘다시’라는 말이 없다.

다시 젊을 수 없고, 다시 오늘일 수 없으며, 다시 같은 선택 앞에 같은 조건으로 설 수 없다. 반복되지 않기에 인생은 소중하고, 되돌릴 수 없기에 매 순간은 책임을 요구한다.

그러나 우리는 종종 이 사실을 잊은 채 살아간다. 더 가지려 하고, 더 남기려 하고, 더 높이 쌓으려 한다. 그 과정에서 인간의 욕망은 때로 삶보다 앞서고,

결국 남는 것은 성취가 아니라 욕망의 부산물 같은 쓰레기일지도 모른다.

눈을 뜨면 세상은 여전히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필자(좌측 세번째)


어느 시인의 싯귀처럼, “나 소풍 끝내고 돌아가리라”는 말은

체념이 아니라 깨달음이다. 이 삶이 영구 거주지가 아니라,

잠시 머물다 가는 소풍임을 아는 사람만이 욕심을 내려놓고 품위 있게 떠날 준비를 할 수 있다.

2025년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남겼다. 후회도, 배움도, 상처도, 감사도 함께 남겼다. 중요한 것은 무엇을 얻었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내려놓을 수 있게 되었느냐일 것이다.

송구영신으로 새해를 맞이하는 필자(우측 두번째)


이제 2025년과 작별할 시간이다

미련 없이, 그러나 가볍지 않게.

한 해를 보내며 우리는 또 조금 성숙해졌기를 바란다.

아듀, 2025.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시간들이여, 고마웠다.

그리고 다시 오지 않을 오늘을 안고 우리는 병오년, 새로운 여정을 향해 또 한 장의 편도승차권으로 떠난다.

필자 송해룡 광성산업개발 회장

(본 칼럼은 필자의 개인 의견이며, 조중동e뉴스는 다양한 의견을 존중합니다. 본 칼럼이 열린 논의와 건전한 토론의 장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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