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전야


- 사람에게 상처받았지만, 사람으로 인해 다시 일어선다

사람은 처음 만났을 때 이미 많은 것을 말한다. 말투, 눈빛, 태도, 그리고 설명할 수 없는 기류까지. 우리는 그것을 흔히 ‘첫인상’이라 부른다. 살아오며 나는 그 첫인상이 결코 가볍지 않다는 사실을 수없이 경험했다.

한때 강단에 서서 강의를 했고, 그 강의를 듣고 시험에 합격한 제자들도 적지 않았다. 그만큼 사람을 믿었고, 가능성을 보려 애썼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처음부터 인상이 좋지 않았던 몇몇 사람들은 결국 예외 없이 나에게 깊은 상처와 피해를 남겼다. 고용노동부 직원, 명문대 출신 교사, 학생운동 전과자까지 겉으로는 그럴듯했고, 명분은 그럴싸했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나는 그들에게 조건을 걸지 않았다. 대가를 바라지 않았고, 계산하지 않았다. 그저 사람이기에, 인연이기에, 최선을 다해 주었다. 그러나 돌아온 것은 고통이었다. 난생처음 벌금을 물었고, 무조건 투자하라는 권유에 깡통을 차기도 했으며, 어느새 평판마저 흔들리는 사람으로 전락했다.

물론 이 모든 책임은 결국 필자 자신에게 있다. 사람을 탓하기 전에, 내 판단을 돌아봐야 한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는 없다.

그들은 하나같이 첫인상은 좋지 않았다. 그럼에도 나는 그들의 ‘처음 마음’을 믿었다. 가장 호의적으로 다가갔고, 가장 먼저 손을 내밀었다.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믿었던 사람들이 가장 큰 상처를 남겼다.

세상은 늘 즐겁고 행복하기만 한 곳이 아니다. 좋은 사람, 아름다운 인연은 아무하고나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인상 탓만 할 것이 아니라, 사람을 제대로 보지 못한 나 자신의 무능을 먼저 탓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그 깨달음은 늦었지만, 결코 헛되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여전히 믿는다. 세상에는 좋은 사람들이 더 많다는 것을 믿는다. 인생을 함께 나눌 수 있는 훌륭한 인연 또한 분명 존재한다는 것을 믿는다.

모든 것은 결국 자기 탓이다. 그래서 비로소 자유롭다. 세상은 즐기는 자의 몫이며, 인생은 만들어 가는 사람의 것이다.
욕심 없이, 탐욕 없이, 흘러가는 물처럼, 언젠가 도달할 바다를 향해 step by step, little by little 가면 되는 것이다.


많은 세월이 흘렀지만, 아직도 나를 찾아주는 제자들이 있다.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삶은 충분히 살아갈 가치가 있고, 보람이 있다.

사람에게 상처받았지만, 사람으로 인해 다시 일어선다. 그것이 내가 오늘도 이 삶을 놓지 않는 이유다. 세상은 만들어가는 자의 몫이다.

발행인겸 필자 김명수 박사

세상을 맑고 투명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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