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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래는 준비된 자의 영광이다

지난 십수 년간 우리 경제는 분명 성장해 왔지만, 국민소득 4만 달러의 문턱을 좀처럼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를 단순히 대외 여건이나 일시적 경기 변동에서만 찾는다면, 우리는 또다시 본질을 비켜가게 된다.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현실을 직시하기보다 ‘정치가 잘해줄 것’이라는 막연하고 그릇된 기대에 스스로를 맡겨온 집단적 환상에 있다.

정치가 경제의 전면에 나서 모든 것을 주도하겠다는 순간, 시장은 숨을 죽이고 민간의 창의와 역동성은 위축된다. 정치의 본래 역할은 앞에서 끌고 가는 것이 아니라, 뒤에서 받쳐주며 물길을 트는 일이다. 규칙을 공정하게 세우고, 예측 가능한 환경을 제공하며, 민간이 자유롭게 도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그 역할에 충실했더라면, 4만 달러 시대는 이미 우리 눈앞에 와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는 실체 없는 허상을 캐는 데 너무 많은 시간을 써버렸다.

그 허상의 핵심에는 개발독재 시대에 대한 무지개빛 향수가 자리하고 있다. 박정희 시대의 고도성장이나 김대중정권 때 IMF극복을 이끌었던 이미지 때문에 ‘이번에도 잘할 것’이라는 막연한 신화를 반복해서 기대해 왔다. 하지만 공약은 말이고, 추진은 과정이며, 완수는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다. 말 잘하는 정치와 결과를 만들어내는 정치는 결코 동일하지 않다.

현실은 냉정하다. 공무원 조직은 구조적으로 복지부동과 무사안일에 기울기 쉽고, 학자들은 이론에 정통할지언정 현장의 맥박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정치는 그 간극을 메워야 하지만, 실제로는 보여주기식 이벤트와 순간의 박수에 더 익숙해져 왔다. 쇼맨십은 남았지만, 국가의 체질을 바꾸는 인내와 집요함은 부족했다.

그 결과는 고스란히 사회 구조의 왜곡으로 나타났다. 대기업에 과도하게 집중된 소득 구조, 그리고 경제활동 인구 세 명 중 한 명이 비정규직이라는 현실은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경고음이다. 성장은 했으되, 그 과실은 공정하게 나뉘지 않았고, 빈익빈 부익부의 골은 더욱 깊어졌다. 이는 단지 경제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의 지속 가능성을 위협하는 문제다.

희망은 약속이 아니라 실행에서 자라고, 꽃피는 것이다

이제 과거는 과거일 뿐이다. 중요한 것은 과거를 어떻게 기억하느냐가 아니라, 과거를 무엇으로 삼아 미래로 나아가느냐다. 정치가 과거의 성과를 신화처럼 소비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것을 냉정한 교훈으로 재해석할 때 비로소 경제는 다시 움직인다. 국민의 삶은 구호가 아니라 구조에서 바뀌고, 희망은 약속이 아니라 실행에서 자라고 꽃피는 것이다.

우리의 현재와 미래의 행복은 과거 속 환상에 머무를 때가 아니라, 그 환상에서 벗어나 치열하게 준비하고 꾸준히 노력하는 과정 속에서 펼쳐진다. 이제는 누군가가 잘해주길 기다리는 시대를 넘어,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고 개인의 도전이 존중받는 나라로 나아가야 한다. 그것이 4만 달러 시대를 여는 유일한 길이며, 다음 세대에게 부끄럽지 않은 선택이다. 미래는 준비된 자의 영광이다.

발행인겸 필자 김명수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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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은 약속이 아니라 실행에서 자라고, 꽃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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