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마두로 축출] 힘 자랑한 트럼프, '아메리카 퍼스트' 벗어나나
기존 '개입주의 비판' 기조와 달리 해외 무력사용↑…마가 진영은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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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축출하고, 미국이 이 나라를 일시적으로 운영하겠다고 선언했다.

베네수엘라가 미국을 군사적으로 위협하는 상황이 아니었음에도 이처럼 군사 작전을 벌이고 임시 통치까지 예고하는 등 대외 영향력을 과시한 건, 과거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개입주의를 비판하며 내걸었던 '아메리카 퍼스트'(미국 우선주의) 기조와 배치된다고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뉴욕타임스(NYT) 등이 진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마두로 체포와 압송 등 이번 작전 결과를 설명하는 기자회견에서 "안전하고 적절하며 현명한 (정권) 이양을 할 수 있을 때까지 우리가 나라(베네수엘라)를 운영(run)하겠다"고 밝힌 것이 논란을 키웠다.

그는 미국의 지상군 주둔이 "약간 필요할 수 있을 것"이라며 베네수엘라에 병력을 배치할 가능성도 열어뒀다.

이런 방침은 과도한 외교 개입을 비판하고 대외 분쟁을 피하겠다고 공언해온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눈에 띄는 방향 전환이라고 로이터통신은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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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A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16년 대선에서 이라크 전쟁과 같은 개입주의와 결별하고 미국 국내 현안에 집중하겠다는 미국 우선주의 공약을 앞세워 권력을 잡았다.

실제로 1기 집권 때 해외 주둔 미군을 줄이고 아프가니스탄 철수를 시작했지만, 작년 초 2기 임기 시작 후에는 개입주의로 선회한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새로운 전쟁은 없다'는 공약과 함께 노벨평화상에 대한 열망을 내세웠던 것이 무색하게도 트럼프 대통령은 점점 해외에서의 군사력 사용을 늘리는 추세다.

앞서 미국은 지난해 6월 이란 핵시설을 공격했고, 연말 크리스마스 때는 나이지리아에서 이슬람국가(IS) 테러리스트들을 상대로 공습을 단행했다.

이 같은 행보는 트럼프 대통령이 핵심 지지층 마가(MAGA) 진영을 불안하게 만들고, '반개입주의'를 핵심으로 한 그의 정치적 정체성을 스스로 시험대에 올려놓는 선택이라고 WP는 분석했다.

실제로 마가 진영 일각에서는 미국 우선주의 기조와 배치되는 이번 베네수엘라 대상 군사 작전에 반발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트럼프의 책사'로 불렸던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는 처음엔 이번 작전을 "눈부신 야간 공격"이라고 평가했다가,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운영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회견에 "이라크 전쟁의 실패를 떠올리게 한다"며 거리를 뒀다.

마가 진영 주요 인사였으나 최근 대통령과 관계가 멀어진 공화당 마조리 테일러 그린 하원의원은 "마가 지지자들이 다른 나라의 정권교체를 위한 전쟁을 끝낸다는 생각으로 트럼프에 투표했으나 착각이었다"며 공개 비판했다.

ric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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