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 키스 혀 절단' 사건 61년만 무죄 구형…법무부 표창
경찰 무혐의 사건 재수사해 수천억 범행 밝히고 '공범 경찰서장' 기소

X
61년만에 무죄 구형 최말자씨 "이겼습니다" (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61년 전 자신을 성폭행하려던 남성의 혀를 깨물어 중상해 혐의 유죄 판결을 받았던 최말자(78)씨가 23일 부산지법에서 열린 재심 첫 공판을 마치고 법정을 나서며 손을 치켜 들며 "이겼습니다"를 외치고 있다. 2025.7.23 handbrother@yna.co.kr

(서울=연합뉴스) 전재훈 기자 = 법무부는 보완수사를 통해 사건의 실체를 규명하고 재심 업무를 통해 국민의 인권을 보호한 검사와 수사관 8명에게 표창을 수여했다고 29일 밝혔다.

재심 업무 우수 검사로는 성폭력 피해자 최말자씨가 강제로 입맞춤을 시도한 남성의 혀를 깨물어 절단한 한 혐의로 구속기소 돼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사건의 재심에서 최씨의 정당방위가 성립됨을 규명해 무죄를 구형한 부산지검 최성규(사법연수원 40기) 검사가 꼽혔다.

최 검사는 재심 개시가 결정되자 기록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관련자 진술과 당시 언론 보도, 과거 위성사진 분석과 현장 검증, 법리 검토 등을 거쳤다고 법무부는 설명했다.

여순사건 희생자 유족의 재심 청구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특별재심 사유가 있음을 확인하고 직권으로 특별재심을 청구해 희생자와 유족의 명예 회복과 인권 보호에 기여한 광주지검 순천지청 김태환(49기) 검사도 표창을 받았다.

보완수사 우수 검사로 선정된 수원지검 김병진(변호사시험 7회) 검사와 강현식 수사관은 경찰이 '혐의없음'으로 불송치한 자금세탁업체 대표의 사기방조 범죄를 재수사해 2천496억원 상당의 보이스피싱 피해금이 코인으로 환전돼 해외로 빠져나간 범행의 전모를 밝혀냈다.

아울러 이 사건 수사 무마 대가로 7천900만원 상당의 뇌물을 받은 현직 경찰서장 등 비호세력도 찾아내 총 7명 중 6명을 구속기소 했다.

부산지검 동부지청의 김정훈(41기) 검사와 김관순 수사관은 보완수사를 통해 허위 임대차 계약을 맺은 일당의 조직적인 전세사기 범행을 밝혀내 표창을 받았다.

앞서 이 사건을 수사한 경찰은 허위로 임대차 계약을 맺고 이를 토대로 전세자금 명목으로 3억원을 대출받아 가로챈 허위 임차인 1명을 불구속 송치했지만, 김 검사와 김 수사관은 계좌 추적과 임대차계약 현황 전수 조사 등 보완수사를 거쳐 공범 3명을 추가로 찾아내고 이중 죄질이 나쁜 2명을 구속기소 했다.

이 밖에도 필리핀 국적의 이주 여성에 대한 성폭력 사건을 송치받아 보완수사해 추가 강제추행 범행을 밝혀내고, 피해자가 의료비 등을 지원받도록 조치한 춘천지검 원주지청 장혜수(6회) 검사와 조용선 수사관도 표창을 받았다.

법무부는 "정성호 장관은 표창 수여 이후 형사사법 시스템의 변화가 예정된 상황에서 국가의 범죄 대응 역량과 인권 보호 기능에 공백이 없도록 계속 최선을 다해줄 것을 당부했다"고 전했다.

kez@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