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평화협상 중 우크라 영토점령 속도전…"침공 후 가장 빨라"
11월 점령 면적, 전달보다 갑절로 늘어…영토 양보 요구 계속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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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습으로 황폐화된 도네츠크주 지역을 걷는 우크라이나 군 [로이터=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오수진 기자 = 러시아가 미국과 함께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을 위한 협상을 진행하는 와중에 우크라이나 영토 점령전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7일(현지시간) 전황 추적 사이트인 딥스테이트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러시아는 지난 11월 한 달간 약 200제곱마일(약 518㎢)의 우크라이나 영토를 점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10월 러시아가 점령한 영토 면적인 100제곱 마일보다 두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미국의 싱크탱크 전쟁연구소는 러시아의 진격 속도에 대해 "4년 전 우크라이나 침공 후 가장 빠른 속도에 근접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돈바스(루한스크·도네츠크주) 전체 점령을 노리는 러시아군은 도네츠크주의 격전지이자 군사·병참 요충지인 포크로우스크 함락을 목전에 두고 있다. 포크로우스크 인근의 미르노흐라드는 러시아군에게 포위될 위기에 처했다.
아울러 러시아군은 현재 도네츠크주의 거점 도시이자 '요새 도시'로 불리는 슬로비얀스크를 노리기 위해 도네츠크주 동부 소도시인 시베르스크로 진격하고 있다.
이날 러시아 측이 텔레그램에 밝힌 내용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소규모 침투 부대를 이용해 우크라이나 전선 뒤로 침투해 시베르스크 북쪽 주거 지역을 점령했다.
딥스테이트의 분석에 따르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군은 시베르스크 절반에서 교전 중이다. 우크라이나군은 치열한 전투가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텔레그래프는 러시아군이 여러 곳에서 진격하고 있으나 우크라이나의 전선이 즉각 붕괴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본격적으로 겨울에 접어들면 러시아의 진격 속도가 다소 느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이 신문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자국군에 동계 전투 준비를 명령했다면서, 이는 러시아가 영토 확장 요구를 완화하지는 않을 것임을 시사한다고 전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지난달부터 미국이 작성한 종전안을 두고 협상을 진행 중이지만, 영토 문제를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돈바스 전체에 대한 양보를 주장하면서 우크라이나의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 포기와 병력 축소도 요구하고 있다.
푸틴은 지난 4일엔 인도 방문을 계기로 현지 매체와 인터뷰에서 미국의 종전안에 동의할 수 없는 조항이 있다면서 협상이 교착 상태임을 확인했다.
특히 그는 러시아가 어떤 수단으로든 돈바스와 노보로시야(우크라이나 동남부 흑해 연안을 칭하는 러시아식 지명)를 해방할 것이라면서, 무력을 사용해서라도 이 지역을 차지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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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방문한 푸틴 [러시아대통령실/타스=연합뉴스 자료사진]
kik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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