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후반부의 우리는 점점 더 ‘진짜 나’에 가까워져 간다고 강변하는 필자(앞줄 중앙)
- 나이 든다는 것은 축소가 아니라 확장이다
우리는 너무 오랫동안 ‘나이 듦’을 잃어가는 과정으로 오해해왔다. 젊음이 모든 가능성을 품은 빛으로 보인다면, 늙음은 그 빛이 사라지는 그림자로 여겨지곤 했다. 그러나 인생의 궤적을 조금만 차분히 들여다보면, 이 생각은 얼마나 단편적인가를 곧 깨닫게 된다.
생산성은 단순히 에너지의 많고 적음이 아니라, 삶을 바라보는 통찰의 깊이에서 비롯된다. 젊음이 속도라면, 늙음은 방향이다. 청춘이 자극이라면, 노년은 의미다.
우리는 인생의 후반부에 이를수록, 자신이 진짜로 잘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무엇이 중요한지, 어떤 일을 위해 시간을 써야 하는지를 더 정확히 이해하게 된다. 이 통찰은 책에서 배운 지식이 아니라, 살아낸 시간들 속에서만 얻을 수 있는 고유한 지혜다. 60대 이후의 삶이 유난히 빛나는 이유는 단순히 오래 살았기 때문이 아니다. 그동안 쌓인 실패의 기록과 성공의 경험, 상처와 회복, 배움과 깨달음이 모두 한 몸에 집적돼 있기 때문이다. 이 시기에 사람은 더 이상 남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는다. 대신 세상을 돕는 마음, 주위 사람을 어루만지는 온기, 후대에게 남길 의미에 더 집중하게 된다.
바로 그때, 인간은 비로소 자기 삶을 가장 깊이 이해하게 된다. 그리고 이 이해의 깊이는 곧 가장 높은 생산성과 영향력으로 나타난다. 나이 든다는 것은 축소가 아니라 확장이다. 잘 늙는다는 것은 쇠퇴가 아니라 성숙이다. 인생 후반부의 우리는 점점 더 ‘진짜 나’에 가까워져 간다.
"젊음이 속도라면, 늙음은 방향이다."라고 주장하는 필자
60세, 70세, 80세, 이 나이는
더 이상 젊지 않아서 두려운 나이가 아니라, 마침내 삶을 제대로 다룰 줄 알게 된 사람들이 들어서는 성숙의 황금기다. 그러니 나이를 먹는다는 사실 앞에서 주저할 이유도, 부끄러움도 없다. 오히려 우리는 더 당당해져야 한다. 세월이 준 지혜는 결코 가볍지 않고, 마침내 자신이 진짜로 해야 할 일을 할 수 있는 때가 지금이기 때문이다.
나이 들어가는 사람은 퇴장하는 이가 아니라, 비로소 인생의 중심으로 천천히 걸어 들어가는 과정 중에 있는 것이다. 세상은 마음먹기에 달린 것이다.
(본 칼럼은 필자의 개인 의견이며, 조중동e뉴스는 다양한 의견을 존중합니다. 본 칼럼이 열린 논의와 건전한 토론의 장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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