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털시장 점유율 2%로 추락
한때 '대한민국 검색 1위'라는 수식어가 당연했던 시절이 있었다. 인터넷의 시작과 함께했던 hanmail, 여론의 광장이었던 아고라, 그리고 끈끈한 커뮤니티의 대명사였던 다음 카페를 가리키는 말이다.
다음은 단순한 포털 그 이상의 문화적 아이콘이었다. 그러나 2026년 현재, 다음의 성적표는 처참하다. 2~3%대에 갇힌 점유율은 이제 '몰락'이라는 단어 외에는 설명할 길이 없어 보인다. 다음의 추락은 갑작스러운 사고가 아니었다. 그것은 서서히 진행된 '혁신의 마비'였다.
모바일 시대가 도래했을 때, 다음은 PC 시대의 성공 방정식에 사로잡혀 있었다. 네이버가 쇼핑과 콘텐츠 생태계를 구축하고, 구글이 고도화된 알고리즘으로 한국 시장을 침공할 때, 다음은 뚜렷한 반격 카드를 제시하지 못했다.
뒤늦게 카카오와 합병하며 돌파구를 찾는 듯했으나, 이는 오히려 독이 됐다. 카카오는 다음의 자산을 분해해 '카카오'라는 새 포도주 부대에 담는 데만 급급했다. 다음은 카카오의 모바일 전략을 지원하는 '백업 기지'로 전락했고, 독자적인 브랜드 가치는 희석되었다.
- AI 검색 전쟁에서의 낙오
결정타는 최근 2~3년간 휘몰아친 AI 검색 혁명이었다. 검색의 패러다임이 '링크 나열'에서 '답변 제공'으로 변하는 변곡점에서 다음은 철저히 소외됐다. 네이버가 막대한 자본을 투입해 '하이퍼클로바X'를 구축하고, MS의 빙(Bing)이 챗GPT를 등에 업고 국내 점유율을 갉아먹는 동안 다음은 관망자 수준에 머물렀다.
검색 품질의 저하는 젊은 층의 이탈을 가속화했고, 현재 다음은 특정 연령대나 과거의 관성에 젖은 이들만 머무는 '디지털 실버타운'이라는 오명을 얻게 되었다. 기술적 우위를 상실한 포털에 미래가 없음을 점유율 2%라는 숫자가 잔인하게 증명하고 있다.
- 플랫폼의 종말, 새로운 실험의 시작
이제 시장은 다음을 더 이상 '검색 엔진'으로 보지 않는다. 카카오로부터 분사되어 별도 법인으로 밀려난 현재의 모습은, 한 시대의 주인공이었던 거인이 겪는 쓸쓸한 퇴장과도 같다. 현재 거론되는 매각설과 AI 기업으로의 흡수 가능성은 역설적으로 다음이 가진 유일한 가치가 이제는 '서비스'가 아닌 '누적된 데이터'뿐임을 시사한다.
다음의 몰락은 우리에게 중요한 교훈을 남긴다. 플랫폼 비즈니스에서 1위가 아니라는 것은 단순히 순위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라는 것, 그리고 변화의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는 거대 플랫폼은 한순간에 유물이 될 수 있다는 냉혹한 진리다.
찬란했던 '다음'의 시대는 저물고 있다. 2%의 점유율은 이제 다음이 가야 할 길이 혁신이 아니라, 어떻게 품격 있게 마침표를 찍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임을 그대로 말해주고 있다.
김창권 大記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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