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로 향하고 밀실에 갇히고…색다른 매력의 소극장 뮤지컬 초연
밀실 속 두 남자 그린 '캐빈'…반전의 재미가 있는 심리극
'비하인드 더 문', 최초로 달 뒷면 본 비행사 이야기…일인다역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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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극장 뮤지컬 '캐빈' & '비하인드 더 문' [이모셔널씨어터, 컴퍼니연작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서울=연합뉴스) 박원희 기자 = 연말을 맞아 뮤지컬 대작들이 연이어 개막하는 가운데 색다른 매력의 소극장 초연작들도 관객을 만나고 있다.
대작보다 배우가 적고 무대는 화려하지 않지만, 눈길을 끄는 설정과 소극장에 어울리는 내밀한 분위기로 인물의 내면을 파고드는 작품들이다.
◇ 밀실에 갇힌 두 남자…심리극 '캐빈'
지난달 27일부터 서울 이티 씨어터 원(et theatre 1)에서 상연 중인 뮤지컬 '캐빈'은 두 남자가 밀실에 갇혔다는 설정이 먼저 흥미를 끄는 작품이다.
공연은 폭풍우가 몰아치는 한 오두막에서 데이라는 남자가 깨어나면서 시작한다. 어떻게 이곳에 왔는지 모르는 그의 눈앞에 마이클이라는 남자가 나타난다. 서로를 납치범이라 의심하던 둘은 서로가 기자(데이)와 내부고발자(마이클)의 관계임을 깨닫는다. 이후 두 남자가 오두막에 갇히게 된 사연이 드러나는 식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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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캐빈' [이모셔널씨어터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작품은 이 과정에서 드러나는 인물의 심리에 주안점을 뒀다. 한 꺼풀씩 벗겨지는 비밀에 인물이 반응하고 그들 내면에 감춰져 있던 마음이 드러난다. 각 넘버도 그런 감정을 표현하는 데 주력했다. 애절함과 상실감, 죄책감, 고통 등이 두 주인공의 노래에 실려 보다 울림 있게 전달된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배우들의 연기, 빗소리를 표현하는 음향 등은 몰입을 돕는다.
이야기 마지막에 이르러 내면의 변화가 밀실의 비밀에 긴밀히 연관돼 있음이 드러난다. 밀실처럼 빠져나올 수 없는 내면의 고통에서 우리는 벗어날 수 있을까. 작품은 희망적인 메시지를 던지고 막을 내린다. 공연은 내년 3월 1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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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캐빈' [이모셔널씨어터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 최초로 달에 갔지만 주목받지 못한 우주인…1인극 '비하인드 더 문'
지난달 11일부터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 공연하고 있는 뮤지컬 '비하인드 더 문'은 인류 최초의 달 탐사선 아폴로 11호에 탑승했으나 세간의 주목을 받지 못한 비행사 마이클 콜린스의 이야기를 그렸다.
마이클 콜린스는 닐 암스트롱 등과 함께 달로 향했지만, 사령선 조정을 위해 달에 착륙하지 않았다. 대신 달 궤도를 돌며 달의 뒷면을 최초로 본 인류로 남았다.
작품은 콜린스가 달을 선망해 달로 향하고 싶었던 시절부터 우주 비행사가 돼 훈련하는 과정, 이윽고 달로 향하기까지의 여정을 따라가며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그 과정에서 콜린스가 느꼈을 희로애락이 넘버로 다채롭게 표현된다. 1인극으로서 내밀하게 콜린스의 심리를 들여다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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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비하인드 더 문' [컴퍼니연작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한 명의 배우가 다양한 인물을 오가며 연기하는 점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콜린스가 그의 동료들인 닐 암스트롱, 애드와 함께 훈련하는 장면에서 배우는 목소리를 다르게 하면서 넘버와 대사를 소화한다. 배우가 펼치는 다채로운 연기가 보는 재미를 더한다.
콜린스의 여정은 그가 달의 뒷면으로 향할 때 절정에 달한다. 어두워진 무대는 보다 더 내밀한 분위기를 조성하며 콜린스의 고독에 다가선다. 어둠과 고독 속에서 콜린스가 품은 생각은 넘버 '비하인드 더 문'을 통해 표현되며 주제 의식을 드러낸다.
공연은 내년 2월 8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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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비하인드 더 문' [컴퍼니연작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encounter2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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