桓檀古記는 우리 민족의 상고사를 다룬다고 알려진 여러 문헌을 묶어 편찬되었다고 전해지는 책이다.

‘환인, 환웅, 단군 시기의 옛 일을 기록한 것’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일반적으로 1911년 계연수라는 인물이 여러 고서들을 모아 엮었다고 알려져 있기도 하다. 이후 1979년에 이유립에 의해 세상에 공개되면서 대중에게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다.이 과정에서 원본의 존재 여부 등 논란이 있기도 했다.

환단고기는 크게 <삼성기 상하>, <단군세기>, <북부여기>, <태백일사> 네 권으로 구성된다.

각 편이 다루는 시대와 내용은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우리 민족의 뿌리와 고대사를 광범위하게 서술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 책은 기존에 알려진 역사관과는 다른 시각에서 우리 민족의 역사를 이야기하며, 많은 이들에게 새로운 역사적 상상력을 제공하고 있기는 하나 역사학계에서는 이책을 僞書로 규정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2월 12일 동북아역사재단 업무보고에서 돌연 유사 역사학계의 논쟁인 '환빠 논쟁(환단고기 추종자 비하 명칭)'과 '桓檀古記'를 언급하며 "근본적인 입장 차이가 있는 것 같다"고 한 발언은 크게 세 가지 측면에서 논란을 낳고 있다.

우선 주류 역사학계에서 '僞書'로 규정된 '환단고기'를 대통령이 공식 석상에서 '문헌'으로 언급하고, 그 논란을 단순한 '시각 및 입장의 차이'로 정리하려 한 점이 가장 큰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이는 비과학적이고 검증되지 않은 유사 역사학에 국가 최고 지도자가 공신력을 부여하거나, 최소한 모호한 태도를 보인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어 학계와 야권의 강한 비판을 받았다.

두번째는 이 대통령은 윤석열 정부에서 임명되어 뉴라이트 역사관 논란이 있었던 박지향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에게 질문하며 "고대 역사 연구를 안 하느냐"고 질책했다.

대통령실은 이 발언이 '환단고기'에 동의하는 것이 아니라, 역사관 수립 책임을 진 기관장이 사회적 논란을 인지하고 명확한 역사관을 갖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특히, 이 이사장의 역사관을 비판하고 '환단고기'를 또 다른 종류의 유사 역사학으로 인용해 경계하려는 의도였다는 해석도 있다.

세번째는 국정운영 생중계 업무보고라는 공식적인 자리에서 검증되지 않은 논쟁적인 사안을 집중적으로 거론하고, 이를 '입장 차이'로 귀결시킨 것이 국정 최고 책임자의 품격과 역할에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제기되었다. 이 논란은 단순히 특정 역사서에 대한 입장을 넘어, 국가가 인정하는 '정통 역사관'의 범위와 기준에 대한 논쟁, 그리고 국정 최고 책임자의 역사 인식의 깊이를 둘러싼 논쟁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유여야를 막론하고 전국민이 생중계로 보고있는 국정운영 보고대회에서 논란을 불러 일으킬 소지가 다분한 '桓

檀古記'이슈를 이대통령이 굳이 언급할 필요가 있었는가에 대해 대다수 역사전문가들은 엇갈린 반응을 내놓고 있는게 사실이다.

김창권 大記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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