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더불어민주당의 복잡한 정국 속에서, 정청래 대표를 둘러싼 비유 하나가 정치권을 달구고 있다.
바로 '장판교의 張飛'다.
이 비유는 삼국지에서 장비가 홀로 장판교에 서서 조조의 대군을 가로막아섰던 고사를 떠올리게 한다. 민주당 내부의 분열과 외부의 공격을 막아내려는 정 대표의 역할에 대한 기대와 해석을 담고 있는 셈이다.
- '친명 방패'를 자처'
정청래 최고위원은 스스로를 '親明' 그룹의 최전선에 있다는 것을 각인시키며 당내 갈등설을 일축하고 있다. 그를 장판교의 장비에 비유한 박수현 수석대변인의 발언은 이 프레임을 더욱 공고히 했다. 이 해석의 핵심은 단순하다. 민주당을 향한 모든 공격과 분열 시도를 정 대표가 앞장서서 막아내고 있다는 것이다.
정 대표의 이러한 자세는 '친명 대 친청' 같은 내부 갈등 프레임을 '이재명 정부를 무너뜨리려는 외부의 갈라치기'로 규정하고 차단하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다. 그는 '민주당에는 오직 친명만 존재한다'는 단일 대오를 강조하며, 이재명 대통령을 향한 충심을 당의 구심점으로 삼으려 하고 있다.
- 난국 해법, '개혁'인가 '통합'인가
문제는 장비의 용맹함만으로는 대군의 진격을 영원히 막을 수 없듯이, 정 대표의 강경한 '친명 방패' 역할만으로 민주당의 난국을 완전히 해소할 수 있을지 여부다.
민주당의 난국은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기인한다. 우선, '친명 일색'을 주장하지만, 당헌 개정 등을 둘러싼 당내 소수파와 원로들의 우려가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 진정한 난국 해소는 모든 당원의 목소리를 아우르는 통합의 리더십에서 시작된다.
장비의 카리스마는 단기적 결속을 가져올 수 있으나, 장기적 통합에는 德과 포용이 필요하다. 다음으로 정 대표는 사법 개혁 등 강도 높은 개혁 과제 추진의 선봉에 서 있다. 그의 추진력은 강성 지지층에게는 환영받지만, 중도층에게는 '강경 일변도'라는 이미지를 심어줄 위험도 동시에 안고 있다.
난국을 푸는 길은 민생을 최우선으로 하는 유능하고 책임 있는 다수당의 모습을 보여주는 데 있다.
- 장판교를 넘어 미래로 승부
정청래 대표가 장판교에서 홀로 서 있는 '장비'의 역할에 충실함으로써 당내 결속을 다지고 외부의 공격으로부터 지도부를 보호하는 데는 성공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진정한 난국 해소는 단순히 '막아내는' 것에서 끝나지 않는다.
장비가 싸움에서 이긴 후 유비와 함께 새로운 길을 개척했듯이, 정 대표가 이 강경한 이미지를 발판 삼아 당내 갈등을 봉합하고, 민생을 아우르는 개혁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낼 때 비로소 그는 단순한 '방패'를 넘어 민주당의 난국을 헤쳐나갈 '개척자'로 평가받게 될 것이다.
정청래 대표의 다음 행보가 민주당을 통합과 개혁의 길로 이끌지, 아니면 더 깊은 갈등의 소용돌이로 몰고 갈지, 정치권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김창권 大記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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