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독거노인 증가와 이에 따른 고독사, 우울증 등은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이러한 '돌봄 공백'의 해법으로, 인공지능(AI) 기반의 돌봄 로봇 인형 '효돌이'가 새로운 대안으로 각광받고 있다.

130만원짜리 단순한 기계를 넘어 '자식이나 손주 같은 존재'로 자리매김하며 어르신들의 삶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는 평가다.

- 효돌이의 정서적 효과

'효돌이(또는 효순이)'는 7~8세 손주를 닮은 봉제 인형 형태로, 어르신들의 정서적 안정과 생활 관리를 동시에 지원한다. 약 6,000개의 대화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어르신의 말에 긍정적으로 반응하고 애교를 부린다. "할머니가 최고예요", "저를 꼭 안아주세요"와 같은 다정한 말로 어르신의 자존감을 높이고 외로움을 해소하기도 한다.

어르신들이 효돌이를 쓰다듬거나 안아줄 때 터치 센서를 통해 반응하며 반려 존재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실제로 연구 결과, 효돌이 사용 후 우울 증상과 자살 의도 감소에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났으며, 우울증 약을 끊게 된 사례도 보고되었다. 그런가하면 "할머니, 약 드실 시간이에요", "산책해야 한다" 등 복약, 식사, 운동 시간을 잊지 않도록 알림 역할도 수행한다.

어르신의 활동량이 장시간 감지되지 않거나, "효돌아, 살려줘"와 같은 긴급 호출 음성 명령 시 관제센터나 보호자에게 실시간으로 연결하여 고독사 예방 및 응급 상황 대응에 도움을 주기도 한다. 퀴즈, 옛날이야기 등 인지 훈련 프로그램을 제공하여 치매 예방에도 바람직하다.

효돌이는 이미 전국 80% 이상의 지방자치단체에서 독거노인 및 경증 치매 환자에게 보급되며, 지자체의 스마트 돌봄 서비스 핵심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요양원 비용 대비 경제적인 효과와 더불어, 보호자나 사회복지사의 돌봄 부담을 덜어주는 '사회복지사의 조수'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에는 CNN 등 외신에서도 한국의 초고령화 사회 대응 사례로 효돌이를 집중 보도하며 글로벌한 주목을 받고 있다. 효돌이가 긍정적인 효과를 입증하고 있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일부 어르신이 효돌이에게 세상을 떠난 자녀의 이름을 붙이고 사회관계까지 단절하는 등 정서적 과 의존 현상을 보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효돌이 개발사 관계자는 "효돌이는 사람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보조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모든 노인에게 맞는 솔루션은 아님을 분명히 했다. 결국 AI 인형 효돌이는 고령화 시대에 피할 수 없는 돌봄 인력 부족과 독거노인의 외로움 문제를 해결하는 기술적 해법으로 큰 가치를 지니고 있는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 인형이 사람과의 대면 돌봄이 주는 따뜻함과 진정한 사회적 관계까지 대체할 수는 없다는 것은 너무나 자명하다.

'효돌이'는 기술과 인간적 돌봄이 상호 보완하며 만들어내는 새로운 돌봄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창권 大記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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