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쿠팡이 강남의 한 공간을 '비밀 대관 로비 사무실'로 운영하고 있다는 의혹은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 커다란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이 논란의 핵심은 단순한 공간 임대를 넘어, 거대 플랫폼 기업이 은밀한 방식으로 입법 및 정책 결정 과정에 영향을 미치려 한다는 공정한 경쟁 훼손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 쿠팡의 '對官로비'를 바라보는 시선

쿠팡과 같은 대기업이 정책 담당자나 국회 인사들과 소통하며 회사 입장을 전달하는 '대관 활동' 자체는 합법적이며 일반적인 경영 활동의 일부다. 그러나 이번 논란에서 문제가 되는 부분은 그 방식의 '투명성'과 '배경'이다.

일반적인 사무실이 아닌 '대관용'으로 특정된 공간을 '비밀스럽게' 운영했다는 의혹은, 공식적인 채널을 통한 소통보다 비공식적이고 은밀한 로비 활동에 중점을 두었다는 인상을 준다. 만약 이 공간이 경쟁사에는 없는 '특별한 채널'로 작용하여 쿠팡에만 유리한 규제 완화나 정책적 특혜를 이끌어낸다면, 이는 명백히 시장 내 공정한 경쟁의 원칙을 해치는 행위가 된다. 특히 국내 플랫폼 시장이 몇몇 거대 기업에 집중되어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로비 파워'의 오용은 중소기업과 신규 진입자의 기회를 봉쇄할 수 있다.

이 논란은 현재 국내 이커머스 시장이 직면한 '규제 역설'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쿠팡 측은 투자를 통한 혁신과 소비자 편익 증대를 내세우며, 과도한 규제가 성장을 저해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경쟁사들은 쿠팡이 압도적인 시장 지배력을 바탕으로 정책적 우위까지 점하려 한다면, 자신들의 혁신 노력은 무력화될 수밖에 없다고 호소하고 있다. 결국, 국민들이 우려하는 지점은 쿠팡이 단순히 "더 좋은 로켓배송"을 위한 노력이 아닌, "경쟁자들을 배제하는 규제 환경"을 조성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혹이다.

- 투명성과 공정성 확보 시급

국가 경제의 큰 축이 된 플랫폼 기업일수록, 그들의 대관 활동은 더욱 투명하고 공개적인 원칙하에 이루어져야 한다. 이번 쿠팡 로비 의혹은 궁극적으로 우리 사회에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지고 있다. "거대 플랫폼의 성장이 곧 공정한 시장 질서와 정의를 훼손하는 방식이 되어서는 안 된다. 기업의 이익 추구와 공익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맞출 것인가?"

쿠팡은 이 의혹에 대해 명확하고 투명한 해명을 내놓고, 앞으로의 대관 활동을 공식적이고 공정한 절차에 따라 진행할 것임을 약속해야 한다. 특히, 공정거래위원회와 국회는 이 사안의 진위를 철저히 파악하고, 시장의 공정성을 훼손하는 어떠한 시도도 용납하지 않는다는 단호한 원칙을 재확인해야 할 때다.

김창권 大記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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