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미래를 알려면 과거를 돌아봐라…'내일을 위한 역사'
성인 ADHD, 과잉진단 아닐까…'진단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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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 내일을 위한 역사 = 로먼 크르즈나릭 지음. 조민호 옮김.
"역사란 현재와 과거의 끊임없는 대화"라는 영국 역사학자 E.H 카의 말은 역사학자가 한 발언 중에서 가장 유명한 말일 것이다. 역사란 주관적이기에 결국 누가 썼는지가 중요하다는 의미지만, 현재를 해석하는 데 있어 과거 역사가 참고 사례가 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역사의 이런 효용을 아는 수많은 지식인과 혁명가들이 역사에 탐닉했다. 마오쩌둥은 대장정에 나서면서 고대부터 송나라까지의 역사를 정리한 사마광의 '자치통감'을 수없이 읽으며 지혜를 찾았고, 고국에서 추방된 레닌도 스위스의 도서관에서 온종일 역사책 등을 읽으며 향후 진로를 모색했다.
영국의 문화학자인 저자도 이들과 생각이 다르지 않다. 그는 과거 속에서 미래를 볼 수 있다고 단언한다. 역사야말로 앞으로 다가올 격동의 시기에 생존하고 번영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도구라고 주장한다.
저자는 기후 위기, 불평등 심화, 민주주의 위기, 기술 독점 등 오늘날 인류가 직면한 난제들에 대한 해답을 지나간 문명의 지혜 속에서 찾아낸다.
가령, 이민이 촉발하는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는 중세 스페인 알 안달루스 왕국의 '콘비벤시아' 문화를 참고한다. 무슬림, 유대인, 기독교인이 평화롭게 공존하는 데 바탕이 된 문화였다.
또한 현대의 무한 소비주의를 극복하는 방안을 일본 에도시대 순환 경제 모델에서 찾고, 소셜미디어가 빚어낸 정치적 양극화와 가짜 뉴스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18세기 런던의 커피하우스를 떠올린다.
저자는 "역사는 우리에게 과거의 위기가 어땠는지 상기시키고, 하마터면 잊힐 뻔한 다양한 사회 조직 방식을 전수하고, 현재의 불의와 권력관계의 뿌리를 드러내고, 생존과 번영을 위한 변화를 이끌 단서를 제공한다"고 말한다.
더퀘스트. 37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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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단의 시대 = 수잰 오설리번 지음. 이한음 옮김.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는 1968년 "아동의 과잉운동 반응이며, 사춘기에 사라지는 주의산만과 안절부절"이라는 한 줄로 정의됐다. 이처럼 아동에게 내려지던 진단이 최근 수년 전부터는 성인까지 확대됐다. 그 결과 '성인 ADHD' 진단이 크게 늘었다.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선은 점점 모호해졌다.
자폐증도 ADHD와 비슷한 궤적을 그리고 있다. 50년 전에는 이 장애를 앓는 사람이 1만명당 4명 수준이었으나 지금은 100명당 1명꼴로 급증했다.
영국 국립신경·신경외과병원 신경학과 전문의인 저자는 '과잉 진단'과 과잉 진료'가 유행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그러면서 암, 라임병, 만성 코로나 증후군 등에 대한 다양한 과잉 진단 사례를 제시한다.
까치. 36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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