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모님의 삶에서 배우는 하나님의 섭리
지난날 차가운 공판장에서 매일 새벽같이 일어나 자식들을 위해 평생을 바쳐 일하셨던 아버지의 등 굽은 뒷모습이 떠오른다. 또한,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믿음과 소망, 그리고 사랑 하나로 나를 정직하고 건실하게 길러내신 어머니의 굳은 손길 또한 마음 깊은 곳에서 일어난다. 두 분의 삶을 떠올릴 때마다, 그 헌신의 무게가 지금의 나를 지탱하고 있다는 사실 앞에서 가슴은 저릿해지고 눈시울은 뜨거워진다.
부모님은 자신의 꿈을 내려놓고 나의 미래를 위해 묵묵히 희생을 선택하셨다. 그 희생 위에 내가 서 있다는 사실을 깨달을 때, 비록 지금 당장 내가 세우고 품었던 꿈들이 눈앞에서 멀어지는 듯해도 언젠가 하나님께서 가장 좋은 방식으로 이루어 주실 것이라는 믿음이 마음을 위로한다. 섭리 가운데 맡기면 평화가 찾아오고, 그 평화가 다시 은혜가 된다.
그동안 금융인, 저술가, 노동운동가, 교육자, 사업가, 언론인 등 수많은 직업을 경험하였지만, 특히 정치인으로서의 길을 걷는다는 것은 늘 도전과 시험의 연속이었다. 특히 네번의 도전속에서 모두 실패를 했다는 사실은 이유불문하고 깊은 좌절과 고통을 안겼다. 그러나 절망의 골짜기에서도 나를 일으킨 것은 하나님의 말씀이었다. 인생의 동면과도 같은 긴 침묵의 시간 속에서도, 말씀과 찬양은 얼어붙은 마음을 서서히 녹이며 다시 걸음을 내딛게 했다.
오늘 새벽 하나님께 고백드린 그대로, 이제는 묵묵히 고백할 수 있다.
“그 고난이 내게 유익이었습니다.”
뼈저린 실패와 고통이 있었기에 더 간절히 하나님의 뜻을 구할 수 있었고, 더 겸손하게 낮은 자리로 내려갈 수 있었다. 만약 고난이 없었다면 기도의 깊이도, 순종의 넓이도, 감사의 높이도 경험하지 못했을 것이다. 고난은 나를 무너뜨린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 더 가까이 가도록 인도한 통로였다.
오늘도 나는 묻는다. 지금 나를 향한 하나님의 뜻은 어디에 있는가.
하루의 시작마다 그 뜻을 찾기 위해 무릎을 꿇고, 그 뜻을 행할 수 있도록 다시 힘을 구한다. 이루어지는 길도, 이루어지지 않는 길도 모두 하나님의 선한 계획 안에 있음을 믿으며 다시 나아간다. 부모님의 헌신 위에 쌓여온 나의 길이 헛되지 않도록, 그리고 하나님이 허락하시는 자리에서 맡기신 사명을 온전히 감당할 수 있도록 오늘도 조용히 기도한다.
발행인겸 필자 김명수 박사
<저작권자(c) 조중동e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