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름 같은 삶의 철학
인생은 마치 뜬 구름과 같다. 붙잡을 수 없고, 모양을 바꿔가며 흘러간다. 바람 한 줄기에도 흔들리고, 햇살 한 조각에도 반짝이며 사라진다. 그러나 그 덧없음이 바로 인생의 아름다움이요, 그 찰나의 순간이 곧 영원의 의미를 품고 있다.
우리는 어머니의 품속에서 세상에 태어나 눈부신 첫빛을 본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해야 할 일이다. 그러나 인간의 욕심은 늘 그 빛을 넘어 더 강한 빛을 탐한다. 더 많이 가지고 싶고, 더 높이 오르고 싶고, 더 크게 인정받고 싶다. 그러나 다 가져본들 무엇이 남는가. 결국 허무가 남고, 그 허무는 우리를 다시 본래의 자리로 돌려놓는다.
인생의 진정한 가치는 ‘비움’에 있다
욕심으로 채운 삶은 무겁지만, 비움으로 채운 마음은 가볍다. 구름이 하늘을 떠돌 수 있는 이유는 비어 있기 때문이다. 사람 또한 마찬가지다. 비워야 자유롭고, 내려놓아야 보인다. 우리가 세상을 향해 더 크게 외치지 않아도, 진심으로 바라보면 이미 모든 것이 내 안에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비 오는 날 산에 올라 안개 낀 세상을 내려다보면, 모든 것이 내 발 아래 있음을 느낀다. 그러나 그 풍경은 소유의 기쁨이 아니라, 순간의 깨달음이다. 인생의 의미는 올라서서 세상을 지배하는 데 있지 않다. 그저 잠시 멈춰 서서, ‘이토록 많은 것을 이미 가지고 있구나’ 하고 미소 지을 때 비로소 완성된다.
나이가 들면 우리는 흔히 잃어버린 것을 세어 본다. 그러나 사실은 잃은 것이 아니라, 세상이 우리 손에 쥐어 주었던 것들을 잠시 맡아 두었다가 돌려준 것뿐이다. 세월은 잔인하지 않다. 다만, 본래의 자리를 잊은 우리에게 제자리로 돌아가라 말할 뿐이다.
인생의 황혼은 끝이 아니라, 성찰의 시작이다
하루의 끝자락에 붉게 물든 노을처럼, 우리의 삶도 언젠가 저물 것이다. 그때는 천 원짜리 소주 한 병 들고 바람에 실린 풀내음을 안주 삼아, 지는 해를 바라보며 미소 짓자. 그 한 모금의 술 속에는 우리의 젊음이, 기쁨이, 후회가 모두 녹아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이 결국 좋았던 인생으로 남을 것이다.
살다 보면 좋은 일도 있고, 웃을 일도 있다. 비록 구름처럼 흘러가는 인생이라 해도, 그 흐름 속에서 우리는 분명히 살아 있었다. 그것이면 충분하다.
내일 새벽, 창문을 열어보라. 새로운 햇살이 우리를 부르고, 바람이 속삭일 것이다.
“그래, 이것이 인생인 것을.”
(본 칼럼은 필자의 개인 의견이며, 조중동e뉴스는 다양한 의견을 존중합니다. 본 칼럼이 열린 논의와 건전한 토론의 장이 되기를 바랍니다)
"정치관련 칼럼의 경우에는 "본 칼럼은 조중동 e뉴스의견과는 별개의 견해입니다"
<저작권자(c) 조중동e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