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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갈등이 국가 신뢰 흔들어 — “경제 셧다운 우려도 현실로”

(서울=조중동e뉴스=국제부) 미국 연방정부가 결국 멈춰 섰다.
10월 1일 시작된 ‘셧다운(Shutdown)’이 37일째를 맞으며 역대 최장 기록을 경신했다. 예산안을 둘러싼 공화·민주 양당의 대치가 끝내 해소되지 못한 결과다.

셧다운은 정부 기능이 ‘일시 정지’되는 상태를 뜻한다. 미국 의회가 회계연도 개시 이전까지 새 예산안이나 임시 예산안을 통과시키지 못하면 정부는 예산 집행 근거를 잃는다. 이로 인해 필수 기능을 제외한 연방기관 대부분이 문을 닫게 된다.

공항·국립공원·복지 모두 ‘스톱’

현재 미국 전역에서 국립공원과 박물관 400여 곳이 문을 닫았고, 비자·여권 발급이 지연되고 있다. 연방 공무원 75만 명이 월급 없이 버티고 있으며, 항공관제사 1만3천 명은 무급 상태로 근무 중이다.
누적된 피로와 결근이 이어지면서 교통당국은 오는 7일부터 40개 주요 공항의 항공편을 10% 감축할 계획이다. 하루 수천 건의 항공 지연과 수백 건의 결항이 이미 현실화됐다. 저소득층 4,200만 명이 의존하는 식비 지원 프로그램(SNAP)도 비상 기금으로 연명 중이다. 정치의 실패가 시민의 생계를 인질로 잡은 셈이다.

트럼프의 강경 대응… ‘핵 옵션’까지 거론

셧다운의 핵심 원인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민주당의 정면충돌에 있다.
쟁점은 ‘오바마케어’ 보조금 연장 문제다. 민주당은 건강보험료 급등을 막기 위해 보조금 유지를 주장하고, 공화당은 “정부를 먼저 열고 논의하자”며 맞서고 있다.
상원은 임시 예산안을 열네 번 부결시켰고, 트럼프는 “필리버스터를 깨라”며 60표 찬성 규정을 51표로 낮추는 ‘핵 옵션’을 요구했다. 그러나 공화당 내부에서도 반대가 적지 않아 돌파구는 보이지 않는다.

미국의 신뢰 흔들리다

연방정부의 마비는 단순한 행정 중단이 아니라 국가 신뢰의 문제다.
의회예산국(CBO)은 이미 4주간 330억 달러(약 47조 원)의 연방 지출이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셧다운이 8주를 넘기면 손실은 740억 달러(약 106조 원)에 이를 전망이다. 경제성장률 급락, 실업률 상승 등 ‘경제의 셧다운’으로 번질 가능성도 높다.

한국의 교훈 — “제도보다 책임이 먼저”

한국 역시 내년도 728조 원 규모의 예산안을 두고 여야의 공방이 치열하다.
다행히 한국은 헌법상 ‘준(準)예산제도’ 덕분에 셧다운 사태를 피할 수 있다. 그러나 제도적 안전망이 정치의 책임까지 대신해주지는 않는다.
정치가 국민의 삶을 볼모로 삼는 순간, 제도와 시스템의 차이는 아무 의미가 없다.

팩트로 세상을 읽고, 제도로 사회를 바꾼다. — 조중동e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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