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 없이 흐르는 세월 속에서 가장 확실한 것은 ‘변화’라는 사실이다. 누군가 말했듯 “변하지 않는 유일한 것은 변화”다. 과거와 달리 현대 사회의 변화 속도는 상상을 초월한다. 백 년 전에는 수십 년에 걸쳐 일어날 일이 이제는 단 몇 년, 아니 몇 개월 안에 벌어진다. 산업혁명과 정보혁명에 이어 이제는 AI 혁명이 일상 깊숙이 들어와, 우리의 생활방식과 사고방식마저 송두리째 바꿔놓고 있다.
AI 시대는 단순한 기술 혁신에 그치지 않는다. 보이는 물건에서 보이지 않는 서비스와 정보가 더 큰 가치를 갖게 되었고, ‘속도’ 자체가 상품으로 팔리는 시대다. 어제의 뉴스가 오늘은 이미 구식이 되고, 한 번의 클릭으로 지식과 콘텐츠가 무한히 쏟아진다. 스마트폰을 든 사람들은 언제나 연결되어 있으며, 단절은 곧 뒤처짐으로 간주된다. 변화는 우리에게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조건처럼 다가온다.
그러나 우리는 여기서 중요한 질문을 던져야 한다. 과연 변화의 속도에만 매달리는 것이 최선인가? 변화는 불가피하지만, 그 속에서 방향을 잃지 않는 것은 우리의 몫이다. 과거 느림의 시대에는 여유와 인간적인 온기가 있었다. 편지를 기다리던 시간, 답장이 오지 않아도 그 속에 스며 있던 묘한 설렘과 기다림의 미학은 지금의 ‘즉각성’이 채워주지 못하는 소중한 가치였다. 변화에 대응한다는 것은 단순히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서 지켜야 할 가치를 함께 고민하는 일이다.
연암대학교에서 AI 중요성을 설명한 후 교직원과 촬영(좌에서 5번째 필자)
AI 시대에 우리가 갖추어야 할 태도는 세 가지다. 첫째, 비판적 수용이다. 변화가 무조건 옳다는 환상에서 벗어나, 필요와 위험을 분별해야 한다. 둘째, 인간 중심성이다. 효율과 속도만을 좇는 변화는 결국 사람을 소외시킬 수 있다. 기술의 목적은 사람을 더 행복하게 만드는 데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셋째, 지속 가능한 균형이다. 빠름과 느림, 혁신과 전통, 기술과 인간미 사이의 균형을 유지할 때 우리는 변화 속에서도 주체성을 잃지 않는다.
가을바람에 흩날리는 낙엽처럼, 시대의 흐름은 어쩔 수 없이 우리를 끌고 간다. 그러나 꽃이 지고 다시 피듯, 변화 또한 새로운 기회를 품고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되, 그 속에서도 인간다움을 잃지 않는 일이다. AI 시대에 진정한 대응은 기술을 넘어선 사람다운 삶의 회복에서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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