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도층, 소수의견 경청자세 필요
정치인 정청래는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가장 강력한 팬덤을 가진 인사 중 한 명인 것만큼은 틀림없다. 그의 거침없는 발언과 행동은 지지자들에게 '정치 효능감'을 선사하며 열렬한 환호를 받기도 한다.
기존의 타협적이거나 모호한 정치에 염증을 느낀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정 의원은 '사이다' 같은 존재이며, 그를 통해 정치적 대리 만족을 얻는다. 이렇듯 정치인과 대중이 강하게 결속하는 '팬덤 정치'는 단순히 인기 현상을 넘어선 중요한 정치적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 팬덤 정치가 가진 '양날의 검' 속성에 있다. 정 의원의 강력한 지지층은 당의 결속력을 높이고 동력을 제공하지만, 이 강성 일변도의 목소리가 당의 전체적인 이미지와 노선을 규정하며 중도층의 이탈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끊이지 않고 있다.
팬덤 정치는 필연적으로 '우리 편'과 '적'을 명확히 구분하는 이분법적 사고를 강화한다. 정 의원과 뜻을 같이하는 이들은 '열혈 지지층'이 되지만, 당내에서 다른 목소리를 내는 이들은 '수박(겉과 속이 다른 사람)', '내부총질' 세력으로 낙인찍히기 쉽다.
정 의원은 "팬덤을 비난할 시간에 왜 나는 팬덤이 없는지 성찰하라"고 말하며 팬덤 자체의 정당성을 주장하지만, 중요한 것은 팬덤의 '존재' 여부가 아니라 팬덤의 '작동 방식'다. 건전한 비판과 토론을 막고, 혐오와 낙인을 통해 정치적 반대자를 제거하려는 경향이 강해질 때, 팬덤 정치는 정당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역기능'으로 변질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치, '쇼'를 넘어 '성과'로 나아가야
물론 팬덤 정치는 정치인이 대중의 지지를 얻고 영향력을 키우는 하나의 전략이자 시대적 흐름일 수 있다. 하지만 정치인의 궁극적인 역할은 열렬한 지지층의 환호를 넘어, 실질적인 정책과 성과로 국민 전체의 삶을 개선하는 데 있다.
정청래 의원이 단순히 지지층의 기대를 충족시키는 '쇼'의 정치를 넘어, 당의 외연을 넓히고 민생을 해결하는 '성과'의 정치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강성 지지층의 목소리만큼이나 중도층과 소수의 의견에 귀 기울이는 자세가 중요하다. 그렇지 않다면 그의 팬덤 정치는 결국 '그들만의 리그'에 갇혀 한국 정치의 발전을 저해하는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우려를 떨치기 어려울 것이다.
김창권 大記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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