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산다는 것은, 어쩌면 매일의 삶 속에서 ‘행복’이라는 씨앗을 발견하는 일인지 모른다. 행복은 거창한 사건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하루하루 스며드는 ‘향기’처럼 조용히 우리 곁을 맴돈다.
꽃은 피어날 때 향기를 내뿜는다. 물은 연못이 될 때 소리가 없다.
진정한 아름다움이란 소리 높여 드러내지 않아도 저절로 느껴지는 법이다. 마음을 잘 다스린 사람에게서 나는 평화의 향기 또한 그러하다. 그는 침묵 속에서도 향기를 풍기고, 존재만으로 주위를 따뜻하게 감싼다.
우리는 한평생 살면서 수많은 사람을 만나고, 또 헤어진다.
그중에서도 마음 깊이 향기를 남기고 가는 사람을 만나기란 참으로 어렵다. 인간의 정(情)이란 무엇일까? 주고받음의 계산이 아니라, 함께 호흡하고 기다리며 반기고, 때로는 보내는 마음 아닐까.
기쁠 때는 기쁨대로, 슬플 때는 슬픔대로, 있는 그대로를 인정하며 사는 것, 그리하여 미련이 남더라도 때가 되면 놓아주는 것, 그것이 바로 ‘정’의 또 다른 이름이다.
대나무는 속을 비움으로써 강해진다. 비어 있기에 흔들리되 부러지지 않는다. 우리의 마음 또한 그렇다. 비움이 있어야 단단해지고, 용서가 있어야 평화로워진다. 며칠 비워둔 방에도 금세 먼지가 쌓이듯, 돌보지 않은 마음에도 세상의 먼지가 내려앉는다. 삶이란 어쩌면 그 먼지를 닦아내는 끊임없는 과정일 것이다.
11월의 첫시작, 문득 마음을 들여다본다. 혹시 알게 모르게 누군가를 서운하게 하지는 않았는지, 용서받지 못한 일은 없는지, 조용히 가슴에 손을 얹고 묻는다. 그렇게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이야말로
‘행복한 날’을 맞이하는 첫걸음이 아닐까.
행복은 멀리 있지 않다. 누군가에게 미소를 건네는 순간,
감사한 마음으로 하루를 마무리하는 순간,
그리고 용서를 구하고, 용서할 줄 아는 순간, 그 모든 순간이 바로 ‘행복한 날’이다.
행복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매일 새로 다듬고 만들어가는 마음의 습관이다. 오늘 하루, 그리고 내일도 조용히 마음을 닦으며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그 향기로운 하루의 주인공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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