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태권도 그리고 웹툰은 韓 발명품"…월드웹툰페스티벌 개막
쇼핑몰·영화관 속 녹아든 축제…나흘간 웹툰 주제 뮤지컬·애니·드로잉쇼

'마루는 강쥐'·'외모지상주의' 등 11개 팝업 롯데월드몰 곳곳서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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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월드 웹툰 페스티벌' 토크콘서트 참석한 이종범 작가(좌)와 배우 신승호(중) [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한국이 처음 만든 것들을 보면 김치, 태권도 그리고 대중매체 가운데서는 웹툰이거든요. 만화를 세로로 본다는 것은 생각보다 엄청나게 큰 발명이에요. 요즘에는 웹툰 배우겠다고 일본과 유럽에서도 유학을 올 정도죠."(이종범 만화가)

웹툰 '닥터 프로스트'의 이종범 작가는 19일 서울 송파구에서 개최된 '2025 월드 웹툰 페스티벌' 첫 토크콘서트에서 웹툰의 역사와 성장에 관해 이야기했다.

이 작가는 "2004년에 네이버·다음에서 웹툰 서비스를 시작했을 때 네이버웹툰 작품 수는 7개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400개에 달한다"며 "저희 때는 한 달에 25만원 받고 웹툰을 그리던 터라 웹툰 시장이 지금처럼 될 것이라는 상상을 잘 못했다"고 남다른 감회를 밝혔다.

이 자리에는 올해 축제 홍보대사인 배우 신승호도 함께했다.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 드라마 '약한영웅'·'D.P' 등 유독 웹툰 원작 영상물에서 배역을 많이 맡아 온 신승호는 "(원작 웹툰에서) 굉장히 많은 힌트를 얻는다. 캐릭터의 외적인 이미지나 분위기를 적절히 참고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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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월드 웹툰 페스티벌'의 팝업스토어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몰에서 19일 열린 '2025 월드 웹툰 페스티벌'. 웹툰 '재혼황후' 팝업스토어가 일반 매장 옆에 설치돼 있다. 2025.10.19 heeva@yna.co.kr

이 토크콘서트를 시작으로 '2025 월드 웹툰 페스티벌'이 나흘간 이어지는 축제의 막을 올렸다.

지난해 축제는 '팝업 성지'라고 불리는 서울 성수동에서 대형 공간을 중심으로 진행했다면, 올해는 서울 송파구 잠실 일대의 쇼핑몰과 영화관, 놀이공원 곳곳에 웹툰 축제를 녹여낸 듯한 구성이 눈에 띄었다.

일본 제조·유통 일괄(SPA) 브랜드 바로 옆에 '재혼황후' 팝업스토어가, 향수 매장 바로 옆에는 '외모지상주의' 팝업스토어가 자리하는 식으로 롯데월드몰 지하 1층부터 4층까지 곳곳에 총 11개 팝업이 배치됐다.

롯데월드몰 지하 1층에서는 '전지적 독자 시점', '이 결혼은 어차피 망하게 되어 있다', '황제의 아이를 숨기는 방법' 등 여러 웹툰의 팝업스토어가 일반 점포 자리에 입점해 자연스럽게 쇼핑객들의 방문을 끌어냈다.

'나 혼자만 레벨업' 팝업을 찾은 한 가족은 "(페스티벌이) 열리는 것은 몰랐는데 재미있어 보여서 둘러보게 됐다"고 말했다.

대형 팝업스토어에는 줄이 길게 늘어섰다.

네이버웹툰은 롯데월드몰 1층에 331㎡(약 100평) 규모의 '마루의 베이커리에 놀러와' 팝업을 세웠고, 제빵사라는 새로운 콘셉트를 바탕으로 굿즈를 판매했다.

팝업을 찾은 김세빈(24) 씨는 "'마루는 강쥐' 웹툰을 좋아했고, 캐릭터가 귀여워서 찾아왔다"며 "이번 팝업은 원작에도 없는 콘셉트여서 와보고 싶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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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는 강쥐' 팝업스토어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는 사람들 [네이버웹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웹툰 팝업스토어를 모아 여는데 그치지 않고, 지식재산(IP)을 활용한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행사도 마련했다.

롯데시네마 8관을 빌려 '미생'의 일본판 뮤지컬, '도토리 문화센터' 애니메이션을 시연하고 '테러맨', '스피릿 핑거스', '샤크맨', '이태원 클라쓰' 등 인기 웹툰의 작가와 만날 수 있는 토크콘서트도 진행한다.

22일에는 지난해 심사위원장상을 받은 광진 작가가 직접 밴드를 꾸려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도 연주할 예정이다.

롯데월드 아이스링크에서는 '정년이' 서이레 작가의 세미나, 그림비 작가와 '삼우실' 똘정·르지 작가의 드로잉쇼, 성우 남도형의 라이브 더빙쇼 등이 이어진다.

웹툰을 주제로 한 기획전시도 열렸다. 웹툰의 시작과 성장, 글로벌화, 미래 등을 'WEBTOON' 영어단어 형태의 전시관 속에서 풀어냈다.

네이버웹툰 숏 애니 서비스 '컷츠', 넷마블의 게임 원작 웹툰 '배드 본 블러드' 전시도 함께 자리했고, 한국만화영상진흥원과 한국만화웹툰학회, 한국카툰학회도 자체 전시관을 열어 인기 웹툰뿐만 아니라 신인 작가 작품을 소개했다.

이 축제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각각 주최·주관하며 22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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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월드 웹툰 페스티벌' 기획 전시 [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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