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로 정치인일수록 품격이 절실하다 -
정치에는 ‘품격’이 있다. 비판이든 조언이든, 그 속에는 나라를 위한 진심이 담겨야 한다. 하지만, 요즘 박지원 국회의원의 행보를 보고 있노라면 그 ‘품격’의 흔적을 찾기 어렵다.
사사건건 언론 인터뷰에 나와 시시비비를 가리며 야당 후배의원들과 말싸움에 가까운 논쟁을 벌이는등 여,야의 사안마다 한마디씩 던지는 모습은 이제 피로감을 넘어 볼쌍사납기까지 하다. 물론 5선의 원로 정치인의 비판은 민주주의의 건강한 기능 중 하나다. 그러나 그것이 개인적 감정의 표출로 비치고,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하기 위한 言設로 들린다면 오히려 정치 불신만 키울 뿐이다.
83살의 노회한 박 의원은 ‘정치 9단’이라 불릴 만큼 풍부한 경험과 감각을 지닌 인물이다. 그렇기에 더더욱 말 한마디, 행동 하나가 무겁게 받아들여진다. 그 무게를 스스로 가볍게 만들어선 곤란하다. 정치 무대에서 물러났거나 설사 현역 국회의원이라 할지라도 원로들이 해야 할 일은 후배 정치인들에게 길을 제시하고, 국가가 나아갈 방향을 조용히 제언하는 것이다.
매사에 참견하며 시비를 걸기보다는, 때로는 한걸음 물러서서 ‘침묵의 무게’로 존재감을 드러내는 것이 더 품격 있는 자세다. 정치판은 이미 말이 넘쳐난다. 거기에 또 다른 말폭탄이 더해질 이유는 없다.
그가 진정으로 나라와 후배들을 위한다면, 이제는 자신의 언행을 되돌아볼 때다. 쓴소리도 시의와 품격이 있을 때 빛이 난다. 지금 필요한 것은 ‘모든 사안에 대한 논평가’가 아니라, 때를 알고 말의 무게를 아는 진짜 참어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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