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만난 주병기…"공정거래 형벌, 경제 제재로 전환할 것"(종합)
최태원 "기업, 공정 관행과 문화를 지속 개선해 나가고 있다"

공정위-대한상의 간담회…경제계 현안·애로사항 청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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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촬영 앞둔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과 최태원 최장 (서울=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과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18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 챔버라운지에서 열린 '공정거래위원장 초청 간담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기 위해 서 있다. 2025.12.18 ksm7976@yna.co.kr

(세종·서울=연합뉴스) 이세원 김민지 기자 =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18일 "공정거래 관련 법률에 광범위하게 도입된 형벌을 경제적 제재로 전환함으로써 기업인들의 자유로운 경영활동을 보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주 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소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대한상공회의소·서울상공회의소 회장단과의 간담회를 계기로 배포한 자료에서 "형벌은 최후의 수단으로서 신중하게 적용되어야 한다"며 형벌 중심의 규율을 경제적 제재 중심으로 전환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공정거래법 사건은 행위의 외형만으로 법 위반이 확정되지 않고, 관련 시장에 미친 영향 등 전문적인 경제분석을 통해 법 위반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며 "이와 같이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영역에서 형벌이 무분별하게 적용될 경우, 자유로운 기업활동이 위축될 우려가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주 위원장은 "최근의 글로벌 경제 환경은 단순한 경기 변동을 넘어, 산업 생태계가 동시에 재편되는 대전환기에 놓여 있다"며 "정부 정책은 기업의 의사결정을 위축시키기보다는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소신을 피력했다.

그는 "산업 분야에서는 단기적인 경기 대응을 넘어 사업 구조 자체의 재편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석유화학·철강 등 전통적인 산업 분야에서 구조조정을 위한 기업결합을 신속하고 면밀하게 심사해 중소기업과 소비자 피해를 예방하고, 효과적인 산업 재편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주 위원장은 경제계로부터 공정거래와 관련한 현안 및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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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 공정거래위원장 초청 간담회 기념촬영 (서울=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과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비롯한 기업인들이 18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 챔버라운지에서 열린 '공정거래위원장 초청 간담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5.12.18 ksm7976@yna.co.kr

대한상의 회장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기업은 공정한 시장 질서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며 자율 규제를 통해 공정 관행과 문화를 지속 개선해나가고 있다"며 "그러나 글로벌 경쟁 판도가 완전히 달라졌고 장기 저성장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과거의 방식으로는 이 흐름을 타개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업이 새로운 시도를 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과감한 혁신과 변화를 뒷받침하는 정부 정책 지원에 대한 수요가 그 어느 때보다 높다"며 "오늘 자리를 통해 혁신과 공존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설루션이 있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주 위원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을 인용하며 "자연적 자유의 체계 안에서 완전한 정의, 완전한 자유, 완전한 평등을 실현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간단한 번영의 길"이라고 언급하고서 "스미스에게 포용적 제도는 경제적 약자까지도 자신의 삶을 개선하여 행복을 추구할 자유를 공평하게 누리는 자연적 자유의 체계를 의미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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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 인사말 듣는 최태원 회장 (서울=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왼쪽)이 18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 챔버라운지에서 열린 '공정거래위원장 초청 간담회'에서 인사말하고 있다. 2025.12.18 ksm7976@yna.co.kr

경제계에서는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을 비롯해 박승희 삼성전자[005930] 사장, 이형희 SK(주) 부회장, 우기홍 대한항공[003490] 부회장, 조현상 HS효성[487570] 부회장, 김동욱 현대자동차[005380] 부사장, 장건 ㈜LG 부사장, 임성복 롯데지주[004990] 커뮤니케이션실장, 양원준 포스코홀딩스[005490] 부사장, 조현일 한화 사장, 류근찬 HD현대[267250] 부사장, 박일준 대한상의 상근부회장 등 대한·서울상의 회장단 19명이 간담회에 참석했다.

상의 회장단은 ▲ 공정거래법상 형벌 개선 ▲ CP(공정거래 자율준수) 인센티브 확대 ▲ 공정거래법-타법 간 중복공시 해소 ▲ 대규모유통업법상 온·오프라인 차등규제 해소 등 공정거래 현안을 건의했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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