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관계' 속에 놓여지며, 사회화 과정은 곧 관계 맺는 법을 배우는 과정이다. 하지만 어느 순간, 관계 자체가 짐처럼 느껴질 때가 온다.
인생에서 정말 '그렇게 많은 사람'이 필요하지 않다는 깨달음은 단순한 고독이나 염세주의를 넘어선 자립과 성숙의 신호일 수 있다.
- 친구 관계의 '양'보다 '질'
삶을 지탱하는 데 필요한 것은 수많은 '아는 사람'이 아니라, 단 한 명의 '깊은 사람'일 수 있다.ㅈ수많은 얕은 관계는 끝없는 사회적 에너지와 감정 노동을 요구한다. 축의금 명단이나 연락처 목록을 채우기 위한 관계는 오히려 우리를 분산시키고 피로하게 만든다. 정작 중요한 순간,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친구나, 말없이 존재만으로 힘이 되는 가족, 서로의 독립적인 영역을 존중하는 동반자 몇 명이면 충분하다. 소수의 진정한 관계는 수많은 불필요한 관계보다 훨씬 더 강력한 심리적 안전망이 되어 주기도 한다.
- 고독 속에서 발견하는 '진정한 나'
사람이 많이 필요하지 않다는 생각은 결국 자기 자신과의 관계에 집중하겠다는 선언과 같다. 타인의 시선과 기대에 맞춰 살아가던 에너지를 내면으로 돌려, 스스로를 탐색하고, 자신의 취향과 가치관을 확립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군중 속에서 끊임없이 타인의 목소리를 들을 때, 우리는 종종 내면의 목소리를 놓치게 된다. 고독은 이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게 하고, 세상의 기준이 아닌 나만의 기준으로 삶을 재정립할 힘을 준다. 홀로 설 수 있는 사람만이 진정한 자립심을 갖게 된다.
- '자급자족'하는 정서적 독립
결국, 모든 인간은 태어날 때 혼자였고, 세상을 떠날 때도 혼자다. 인생의 가장 본질적인 문제(가치관, 죽음, 고통)는 누구도 대신 해결해 줄 수 없다. 수많은 사람에게 둘러싸여 있을지라도, 스스로의 정서적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면 우리는 여전히 관계에 의존하는 미성숙한 존재로 남는다.
'사람이 많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은 "나는 나 혼자서도 충분히 괜찮다"는 선언이며, 타인의 존재 유무에 따라 감정이 휘둘리지 않는 정서적 독립을 의미한다.
우리가 불필요한 인간관계의 짐을 덜어냈을 때, 남은 공간은 나만의 창조적인 시간, 의미 있는 몰입, 그리고 깊이 있는 평화로 채워진다. 사람이 많이 필요하지 않다는 깨달음은 오히려 가장 나답게 살 수 있는 자유를 획득하는 통로일지도 모른다.
김창권 大記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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