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는 세상을 뒤흔들 것처럼 목소리를 높이던 사람들이 있었다. 대장동을 향해, 검찰을 향해, 그리고 누군가를 향해 끝없이 삿대질하던 정치권의 언어는 칼날처럼 날카로웠다. 그러나 지금, 그 뜨겁던 외침은 믿기 힘들 만큼 고요하기만 하다.
왜 침묵하는가.
왜 말하지 않는가.
왜 그토록 당당하던 목소리가 갑자기 사라졌는가.
대답은 간단하다. 정의와 진실이 아니라 ‘내 편의 유·불리’만을 기준으로 삼아온 정치의 민낯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검찰의 선택… 그리고 스스로 정치의 덫속으로 빠졌다
검찰은 대장동 사건에서 항소를 포기했고, 이에 국민의힘은 “정치적 압박”이라며 맹비난했다. 그러나 같은 검찰이 정작 국민의힘 의원들이 무더기로 유죄를 받은 패스트트랙 사건에서도 똑같이 항소를 포기하자, 그들의 목소리는 단숨에 꺼졌다. 항소 포기는 같은 단어, 같은 결정이다. 그러나 받아들이는 태도는 완전히 달랐다. 정치적 해석은 선택적으로 분출됐다. 검찰은 이 결정 하나로 정치개입 비판을 피하기 위해 선택한 길이 오히려 정치적 논란을 더 짙게 만든다는 아이러니를 스스로 확인했다. 정의 앞에서 중립을 지키겠다는 검찰이, 결국 정치의 프레임 속으로 더 깊이 빨려 들어간 것이다.
사라진 논평, 멈춰버린 입… 그 ‘침묵’이 말해주는 것
국민의힘은 대장동 항소 포기를 두고는 폭풍처럼 쏟아냈던 말을, 패스트트랙 항소 포기 앞에서는 단 한 줄도 내놓지 않았다. 이 침묵은 말보다 더 크게 울린다. “우리에게 유리할 때만 정의를 외친다”는 날카로운 비판을 향해 스스로 방패를 내려놓은 셈이다. 정치적 언어가 힘을 가지려면 ‘논리’ 이전에 양심의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그 양심이 사라진 순간, 정치의 외침은 공허한 메아리일 뿐이다.
흔들리기 시작한 공세… 그리고 국민의 관심은 멀어지고 있다
결국 대장동 공격은 힘을 잃었다. 여론은 서서히 등을 돌리고 있다. 왜냐하면 국민은 더 이상 정치적 흥정의 말장난에 속지 않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물을 것이다 “당신들은 누구의 편인가? 시민의 편인가, 아니면 자신들의 편인가?” 정치가 신뢰를 잃는 순간은 거창한 사건 때문이 아니다. 이처럼 아주 작은 말 한마디, 혹은 말하지 않은 침묵 속에서 무너진다.
이제는 누가 이 정치화를 멈출 것인가
대장동도, 패스트트랙도 어느새 본질을 잃고 정치의 소용돌이에 갇혔다. 사건은 사라지고, 진실은 가려지고, 오직 ‘정치적 이득’만이 테이블 위에 올라왔다. 그러나 기억해야 한다. 사법이 정치의 그림자를 뒤집어쓰는 순간, 나라는 흔들린다. 검찰이 정치의 언어를 흉내 내는 순간, 정의는 제 역할을 잃는다. 정당이 법의 기준을 자기 편의 논리로 바꾸는 순간, 민주주의는 균열을 일으킨다.
국민이 바라는 것은 단 하나, 원칙을 지켜주는 것이다
거창한 개혁도, 요란한 구호도 아니다. 그것은 원칙이 지켜지는 것이다. 그 원칙이 누구에게나 같게 적용되는 것이다. 침묵으로 진실을 가리지 않는 것이다. 무너진 신뢰를 다시 세우는 일은 단순하지만 결코 가볍지 않다. 정치가 잃어버린 것은 ‘권력’이 아니라, 국민의 마음이기 때문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힘겨운 변명도, 정치적 꼼수도 아니다. 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오직 정직한 원칙만이 모든 논란을 잠재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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