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혁신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이다

최근 세계 금융산업은 디지털 혁신과 인공지능(AI) 기술 발전을 중심으로 거대한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챗봇을 통한 초개인화 금융 서비스, AI 알고리즘 기반의 투자 솔루션,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디지털 자산 거래까지, 금융의 전 영역이 데이터와 인공지능으로 재편되고 있다. 이 변화는 단순한 기술 진보가 아니라, 금융의 본질적 구조를 새롭게 쓰는 혁명적 대전환이다.

이 거대한 흐름의 중심에는 제4차 산업혁명이 있다. 그리고 그 혁명의 한가운데에서 대한민국의 기업금융과 서민금융을 동시에 책임져온 기업은행 또한 예외일 수 없다.
AI와 디지털 전환은 더 이상 미래의 과제가 아니라, 기업은행이 글로벌 금융 무대에서 생존하고 도약하기 위해 지금 당장 실천해야 할 핵심 전략이다.

이제 기업은행은 새로운 시대의 파고 속에서 생존을 넘어 주도권을 잡기 위한 다섯 가지 전략적 대전환을 추진해야 한다.

첫째, AI 기반 금융 서비스 모델로 전환하여야 한다.

기업은행은 오랜 기간 서민금융과 기업금융의 중추로 자리해왔다. 그러나 이제는 전통적 금융의 한계를 넘어, AI 기반의 지능형 금융 서비스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 AI 신용평가 및 리스크 관리 시스템을 도입하여 단순한 재무제표 분석을 넘어, 빅데이터와 머신러닝을 통해 기업의 공급망, 시장 동향, ESG 지표까지 통합적으로 분석하는 AI 신용평가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이로써 대규모 기업금융의 리스크를 실시간으로 예측하고 대응하는 역량을 갖출 수 있다. 또한, AI 자산운용과 로보어드바이저 상품을 통해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미래형 자산관리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
산업별·기업별 맞춤형 금융조건을 AI가 자동 설계해 제공하는 초개인화 금융 솔루션은 기업은행의 새로운 경쟁력이 될 것이다. AI는 더 이상 부수적 도구가 아니라, 금융의 두뇌이자 생존의 핵심이다.

둘째, 블록체인과 디지털 자산 시장으로 진출하여야 한다

블록체인은 제4차 산업혁명의 핵심 인프라이며, 금융의 신뢰 구조를 다시 쓰는 기술이다. 미국과 유럽의 대형 은행들은 이미 디지털 자산 커스터디, 토큰화 증권, 스마트계약 금융 등 새로운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기업은행도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디지털 채권 및 토큰화 자산 발행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 프로젝트 채권을 블록체인 기반으로 발행·유통함으로써 자본시장의 유동성을 높이고, 투자자의 참여 폭을 넓힐 수 있다. 또한, 한국은행의 CBDC(중앙은행 디지털화폐) 시범사업과 연계해, 대규모 산업 프로젝트의 결제·정산 체계를 혁신해야 한다. 국제무역금융 및 해외PF(프로젝트 파이낸싱)에서도 블록체인 기반 송금·보증 시스템을 도입한다면,
기업은행은 단순한 국내 은행이 아니라 글로벌 디지털 금융 네트워크의 중심축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셋째, 디지털·AI 인재 양성으로 체계화하여야 한다

AI 금융혁신의 중심에는 언제나 사람이 있다. 기술은 사람이 만들어내고, 사람이 운영하며, 결국 사람이 혁신을 완성한다. 기업은행 내부에 ‘디지털 금융 아카데미’를 설립해 데이터 과학자, AI 금융전문가, 블록체인 엔지니어 등 디지털 핵심 인재를 체계적으로 육성해야 한다.
또한 글로벌 핀테크 기업 및 해외 메가뱅크와의 협력 프로그램을 통해, 현장 중심의 실전형 글로벌 인재를 길러내야 한다. 아울러 AI·핀테크 신사업을 확대하여 청년층을 위한 디지털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은 단순한 경영 차원을 넘어, 국가 경제의 미래를 여는 사회적 사명이다. 사람에 대한 투자가 곧 기술의 완성이고, 기술의 진화는 결국 사람을 향해야 한다.

넷째, 개방형 혁신(Open Innovation)으로 생태계를 구축하여야 한다

AI와 핀테크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개방과 협력이 필수적이다. 기업은행은 더 이상 폐쇄된 조직이 아니라, 혁신 생태계의 허브로 진화해야 한다. 스타트업, 빅테크, 대학, 연구기관 등과의 협업을 강화하여 오픈 이노베이션 플랫폼을 조성해야 한다. AI·핀테크 스타트업에 대한 전략적 투자를 확대하고, 기업은행이 보유한 방대한 기업금융 데이터를 민간과 공유하여 새로운 금융 알고리즘과 ESG 평가모델을 공동 개발해야 한다. 또한, 미국·유럽 주요 금융기관과의 글로벌 파트너십을 통해 디지털 혁신의 속도를 가속화한다면, 기업은행은 국내를 넘어 세계와 연결된 금융의 중심이 될 것이다. 닫힌 금융은 사라지고, 열린 금융만이 살아남는다.

마지막으로 디지털 혁신의 재원과 자율성의 확보가 전제되어야 한다

혁신은 자율성과 자본력이 뒷받침될 때 실현된다. AI·디지털 혁신은 단순한 IT 사업이 아니라, 대규모 투자와 신속한 의사결정을 요구하는 전략적 경영 과제이다. 이를 위해서는 자본시장을 통한 재원 확보가 필수적이며, 정부의 과도한 통제에서 벗어난 유연한 지배구조를 확립해야 한다. 기업은행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자율적 금융기관으로 재탄생하는 과정으로 인식해야 한다.

미래는 준비하는 자의 것이다

AI 시대의 디지털 혁신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전제조건이다. 기업은행이 AI·디지털 전환에 뒤처진다면, 한국 금융산업 전체가 글로벌 경쟁에서 밀려날 수 있다. 그러나 선제적 투자, 인재 양성, 자율적 혁신 구조를 확보한다면, 기업은행은 단순한 금융기관을 넘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메가뱅크로 도약할 수 있다. 이제 기업은행은 과거의 관치금융을 넘어, AI 금융혁신의 최전선에서 중소기업과 서민금융을 위해 국가경제의 미래를 견인하는 디지털 금융기관으로 거듭나야 한다.

기업은행의 혁신은 선택이 아니다. 그것은 생존이며, 미래를 향한 약속이다.

발행인겸 필자 김명수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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