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만에 정부조직개편 졸속"·"국정 출발점"…여야 필버 격돌
국힘 "날짜 정해놓고 '날정너'인가"…민주 "여당 시절엔 협조 요구하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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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조직법 일부개정법률안 제안설명 하는 신정훈 행안위원장 (서울=연합뉴스) = 25일 국회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신정훈 행정안전위원장이 정부조직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제안설명을 하고 있다. 2025.9.25
[조중동e뉴스 ] 국민의힘이 끝내 민생을 외면하고 '개혁 저지'를 위한 실력 행사에 돌입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새 정부의 신속한 국정 운영을 위해 추진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를 막기 위해 25일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카드를 꺼내 든 것이다. 22대 국회 개원 이후 벌써 세 번째 필리버스터로, '습관성 발목잡기'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국민의힘은 '졸속 처리'라는 낡은 명분을 내세웠지만, 그 속내는 검찰청 폐지로 대표되는 검찰개혁을 저지하고,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을 비호하려는 '기득권 사수'에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반대토론의 첫 주자로 나선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은 "고작 열흘 만에 방대한 조직 개편안 통과를 시도한다"며 '날정너'라는 신조어까지 동원해 비난했지만, 정작 새 정부가 출범한 지 100일이 넘도록 시급한 법안 처리에 비협조로 일관해온 자신들의 행태에 대한 반성은 찾아볼 수 없었다.
특히 박 의원은 "사람을 쫓아내기 위해 정부 조직을 폐쇄한다"며 방송통신위원회 폐지를 비꼬았지만, 이는 오히려 특정 인물을 지키기 위해 정부 조직의 혁신과 미래를 가로막고 있음을 자인한 꼴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가 '국민 배신'이자 '국정 파괴' 행위라고 강력히 규탄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장인 신정훈 의원은 제안설명에서 "정부조직법 개정안은 무너진 민생과 산적한 국정 현안을 책임 있게 해결하기 위한 출발점"이라며 "국민의힘은 정권교체라는 국민의 준엄한 명령을 받들고 새 정부가 일할 수 있도록 즉각 협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윤준병 의원 역시 페이스북을 통해 "과거 자신들이 정권을 잡았을 때는 신속한 정부조직 개편이 국정안정의 핵심이라며 야당의 협조를 강력히 요구했던 그들"이라며 "후안무치한 이중성"이라고 날을 세웠다.
정치권에서는 국민의힘이 민생 회복이라는 대의보다 검찰과 방송 등 자신들의 기득권 세력을 지키는 데만 혈안이 되어 국회를 마비시키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새 정부의 개혁 동력을 초반부터 꺾으려는 정략적 의도가 명백한 만큼, 그로 인한 모든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는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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