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 공화국에서 벗어나기 위한 길은 스스로 깨어있어야 한다

세상을 살다 보면 누구나 원치 않게 골치 아픈 사건에 휘말려 마음의 평화를 잃는 경우가 있습니다. 종교 갈등으로 인한 극단적 선택, 교회 안에서의 투자 유인과 소송, 비트코인과 다단계 사기, 부동산·상가 분쟁, 건강식품 사기, 주식 각종 투자사기 … 수법은 날이 갈수록 교묘해지고, 피해자는 점점 늘어만 가고있다.

문제는 이것이 단순한 개인의 불운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한국 사회 전체에 만연한 구조적 병폐라는 점이다. 세계적으로도 한국은 사기 범죄 발생 비율이 가장 높은 나라에 속한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 발표한 '범죄 유형별 국가 순위'에 따르면 대한민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37개 회원국 중 사기 범죄율 1위를 기록했다. 유엔 범죄동향조사 자료에 따르면, 일본의 2020년 사기 범죄 발생 건수는 3만 468건으로 우리의 8.6%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난다. 10만 명당 사기 범죄 발생 건수로 따져보면 일본은 24건으로 우리의 683건과 비교해 보면 3.5%에 불과하다. 이는 단순히 법 집행의 문제를 넘어, 사회 전반에 신뢰가 붕괴되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특히 안타까운 것은 종교마저도 사기의 온상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교회 안에서 성도 간 투자 유인으로 피해가 발생하고, 일부 목회자는 거짓 가르침으로 신도들의 헌금을 착취하기도 한다. 십일조와 헌금이 본래의 의미를 잃고, 맹목적인 금전 요구로 변질될 때, 그것은 종교적 신앙이 아니라 사기 행위와 다를 바 없다. 결국 종교마저 신뢰를 상실하면, 사회는 더 깊은 불신의 수렁에 빠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이 사기 천국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개인의 경계심이 최선의 방패다

아무리 그럴듯한 투자라 하더라도 "단돈 만 원이라도 투자해라"라는 말이 나오면 의심해야 한다. 빠르고 쉬운 돈벌이에는 반드시 함정이 있다. 특히 ‘믿음의 공동체’라는 이름으로 접근하는 투자 제안은 더욱 조심해야 한다. 누구나 “사기꾼은 당신의 돈을 훔치지 않는다. 당신이 스스로 주도록 만든다."고 했듯이 사기의 본질은 강탈이 아니라 설득이다. 특히 종교와 돈이 결합할 때, 신앙은 타락하고 인간의 탐욕은 폭주한다. 버나드 쇼우는 "돈의 부족이 모든 악의 뿌리다.” 라고 말했듯이 사기꾼은 사람의 절박함을 제일 먼저 노린다.

사회적 제도와 법 집행의 강화

사기범죄에 대한 처벌은 더욱 엄격히 해야 한다. "남들도 다 하니까"라는 안일한 문화가 사기를 키워왔다. 피해자가 보호받을 수 있는 제도, 가해자가 끝까지 책임을 지는 법적 장치가 필요하다. 일본보다 13배나 많은 사기 범죄율을 낮추려면, 실질적인 형사 제재와 동시에 금융 교육, 투자 교육이 병행되어야 한다.

결국 사기의 뿌리는 인간의 탐욕과 무지다. 나만 잘 되려는 조급함, 남보다 빨리 부자가 되려는 욕심이 사기꾼의 먹잇감이 된다. 피해자가 더 이상 ‘호구’가 되지 않으려면, 우리 모두가 경각심을 갖고 함께 목소리를 내야 한다. 마크 트웬은 "사람을 속이는 것보다, 속았다는 걸 인정하게 하는 게 더 어렵다.”라고 말했다. "쉽게 번 돈은 쉽게 잃는다"는 교훈을 되새겨야 한다.

지금 한국 사회는 불신의 늪에 빠져 있다. 종교마저 사기의 도구로 전락한다면, 사회 전체가 붕괴될 수 있다. 이제는 각 개인이 깨어 있어야 하며, 종교계와 사회 전반이 대대적인 쇄신에 나서야 할 때다.

사기 공화국이라는 오명을 벗는 길은 멀고도 험하다. 그러나 한 사람, 한 공동체, 한 제도의 변화가 모여 결국 사회를 바꿀 수 있다. 더 이상 사기의 피해자가 아닌, 진실과 신뢰의 사회를. 만들어 가는 것—그것이 우리가 반드시 걸어가야 할 길이다.

<김명수 발행인겸 주필 소개>

김명수는 대한민국이 선진대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자산 1,000조 원 규모의 메가뱅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지난 2008년 KDB산업은행 노조위원장 재직 당시 은행 내 수많은 반대를 무릅쓰고 산업은행을 CIB(민영은행)와 KOFC(정책금융공사)로 분리해 민영화를 추진하려 했지만, 대내외적인 여건의 미성숙으로 좌절된 바 있다.

현재 한국노동경제연구원 원장으로 활약하며 노동계에도 큰 영향을 끼치고 있으며, 법학박사로서 최근 저술한 <노동정책의 배신>, <금융정책의 배신>, <선도국가>를 비롯하여 지금까지 103권의 저서를 출간했다. 또한, 한국중소벤처포럼 이사장, HQ인베스트먼트 회장을 역임하는 등 풍부한 금융 현장 경험을 갖춘 금융 전문가이며, (주)퓨텍을 직접 경영했던 전문경영인이기도 하다.

현재는 제4차 산업혁명 및 AI 혁명에 대응하기 위해 'KLA 코리아 리더스 아카데미'를 운영하며, 대한민국 경제의 미래를 모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