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로고


전 세계에 걸쳐 커피 문화를 재정의했던 '커피 제국' 스타벅스가 깊은 위기에 빠졌다. 신임 CEO의 취임과 대규모 쇄신책 발표에도 불구하고, 핵심 시장인 미국과 중국에서 동일 매장 매출이 급감하는 등 '스타벅스 신화'가 흔들리는 징후가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스타벅스의 부진은 단순히 실적 악화를 넘어, 시장의 변화에 둔감해진 거대 브랜드의 몰락 과정을 보여주는 교훈이 되고 있다.

- 중국發 '가성비 쇼크'

스타벅스의 가장 큰 위기는 중국 시장에서 시작되었다. 중국은 스타벅스의 성장을 이끌던 두 번째로 큰 시장이었으나, 현지 경쟁자인 루이싱 커피(Luckin Coffee)의 파격적인 저가 공세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 루이싱 커피는 스타벅스 대비 현저히 낮은 가격과 모바일 기반의 편리한 주문 시스템으로 젊은 소비자들을 빠르게 흡수했다.

2025 회계연도에 들어서도 스타벅스의 중국 내 동일 매장 매출은 여전히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급기야 스타벅스는 중국 사업 지분 60%를 중국계 사모펀드에 매각하는 결단까지 내렸는데, 이는 시장 점유율이 2019년 34%에서 2024년 14%까지 급락한 현실을 반영하는 고육지책이다. '스타벅스는 프리미엄'이라는 공식이 중국에서는 완전히 깨졌다.

- '느린 서비스'와 '높은 가격'의 딜레마

홈그라운드인 미국 시장에서도 문제는 심각하다. 스타벅스는 '제3의 공간'을 표방했지만, 모바일 주문의 폭발적 증가는 오히려 매장 내 혼잡도를 높이고 바리스타의 업무를 과부하 시켜 고객 경험을 악화시켰다. 복잡한 신규 메뉴와 맞춤형 주문 폭주로 인해 음료 제조 시간이 길어졌고, 고객들은 '느린 서비스'에 지쳐 이탈하기 시작했다.

'저가형 커피 체인'과 '부티크 커피숍' 사이에서 스타벅스는 '너무 비싼 일상 소비재'로 인식되며 가격 경쟁력을 잃고 있다. 미국 내 동일 매장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 감소했다는 최신 실적은 충성 고객마저 흔들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 '가격 인하'와 '경험 재건'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신임 CEO 브라이언 니콜은 '근본적인 전략 변화'를 선언했다. 이번 쇄신책은 가격 경쟁력 확보와 운영 효율성이라는 지극히 '실용적인' 영역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는 스타벅스가 그간 고수해온 '프리미엄'이라는 브랜드의 '멋'을 잠시 내려놓고, 시장의 현실적 요구에 응답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그러나 본질적인 질문은 남는다. '커피 전문가'로서의 권위를 되찾고, 단순한 카페를 넘어섰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서의 정체성을 이처럼 '할인'과 '효율' 중심의 전략으로 회복할 수 있을까?

스타벅스가 위기를 넘어 다시 '커피 제국'의 지위를 공고히 할 수 있을지는, 혁신의 속도와 眞情性에 달려 있다는게 시장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견해다.

김창권 大記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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