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중동e뉴스= 임학래
창녕 부곡온천 전성기 다시오나…올해 방문객 300만명 돌파 전망
대한민국 온천도시 1호 지정·스포츠대회 유치 등 여파로 부활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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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온천도시 지정된 창녕 부곡온천 [경남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부곡하와이 폐업 7년 만의 회복…“온천도시 부활 신호탄”
한때 침체를 겪었던 경남 창녕군 부곡온천이 되살아나고 있다. ‘대한민국 대표 온천도시 1호’ 지정 이후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올해 방문객 수가 300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군이 집계를 시작한 2012년 이후 7년 만의 반등이다.
창녕군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부곡온천 방문객은 208만 3천여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만 명 이상 늘었다. 군은 겨울철 온천 수요와 스포츠 전지훈련팀 방문이 이어질 경우 연말 300만 명 돌파가 “무난할 것”으로 내다봤다.
■ “대한민국 온천도시 1호” 타이틀이 불러온 변화
부곡온천의 반등은 단순한 지역 관광 회복이 아니다. 2023년 전국 최초로 ‘대한민국 대표 온천도시 1호’로 지정되면서 국·도비 지원이 본격화됐다. 군은 국비와 도비를 포함해 총 67억 원을 투입, 황톳길과 빛의 거리, 가족형 공원 등 새로운 관광 인프라를 조성했다.
또한 전국여자축구선수권대회 등 400여 개 스포츠팀의 전지훈련을 유치하며 지역 내 숙박·식음·교통업 전반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일부 온천업소는 자발적으로 리모델링에 나서며 ‘낡은 온천지구’ 이미지를 벗고 새로운 변신을 꾀하고 있다.
■ ‘부곡하와이의 추억’에서 ‘부곡온천의 부활’로
부곡온천은 한때 ‘부곡하와이’로 전국적 명성을 누렸던 곳이다. 201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연간 380만 명이 찾았지만, 2018년 부곡하와이 폐업 이후 방문객은 급감했다. 여기에 코로나19 확산이 겹치며 2020~2022년엔 240만~260만 명 수준으로 줄었다.
그러나 지난해 283만 명, 올해 300만 명 돌파 전망까지 이어지며 회복세가 확연하다. 이는 ‘온천의 도시’라는 상징성을 지키려는 군과 업계의 장기적 투자와 노력의 결과로 풀이된다.
■ 지역경제에 스며드는 ‘온천효과’
현재 부곡온천지구에는 24개의 숙박·온천업소가 운영 중이며, 주말 예약률은 90%를 넘는다. 알칼리성 유황 온천수(섭씨 78도)를 중심으로 한 ‘가족탕 문화’가 입소문을 타면서 젊은 세대 관광객의 유입도 눈에 띄게 늘었다.
창녕군 성낙인 군수는 “경남뿐 아니라 부산·대구 등 인근 지역 관광객의 꾸준한 발길 덕분에 부곡온천이 예전의 명성을 되찾고 있다”며 “지속 가능한 관광을 위해 시설 현대화와 서비스 개선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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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업한 부곡하와이와 창녕 부곡면 온천 특구 [촬영 김동민]
■ 다시 타오르는 온천의 불빛
부곡온천의 부활은 단지 한 지역의 관광 회복이 아니다. 산업화와 도시화로 잊혀 가던 ‘휴식의 한국’을 다시 불러내는 신호탄이다. 전성기를 잃었던 지역이 스스로 일어서는 그 과정에는, 한국 지방경제의 새로운 희망이 담겨 있다.
“부곡 온천지구 근처에는 예쁜 카페들이 있다.
유황 향이 은은히 풍기는 골목에서 커피 한 잔을 들고 온천수 김을 바라보는 장면은 부곡온천이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머물고 싶은 마을’로 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서울에서 온 김지은 씨는 ‘온천 후에 들른 카페 2509 에서 마신 유자차가 정말 좋았다’며
‘예전엔 하루 코스로 다녀갔는데 이제는 1박2일로 머물고 싶다’고 말했다.”
“부곡온천 거리에는 작은 로스터리 카페와 수제 디저트 가게들이 하나둘 문을 열고 있다.
식어가던 온천지구에 따뜻한 커피 향이 번지듯, 부곡의 재도약도 천천히 그러나 확실하게 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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