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중동e뉴스= ■ ‘세계가 주목하는 경북’—경주 APEC, 국제 외교의 무대가 되다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경북이 다시 세계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중국 시진핑 주석을 비롯해 글로벌 경제를 이끄는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샘 올트먼 오픈AI CEO 등 세계 각국의 지도자들이 경주를 찾을 예정이다. 경북은 이미 과거 수많은 세계 정상급 인사들이 방문한 곳으로, 한국의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가장 한국적인 지역’으로 자리매김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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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4월 하회마을 찾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연합뉴스 자료사진]

■ 1999년 여왕이 본 한국—엘리자베스 2세의 안동 방문

세계 정상들의 경북 행렬은 1999년 4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은 “가장 한국적인 풍경을 보고 싶다”는 뜻을 밝히며 안동을 방문했다. 여왕은 하회마을과 봉정사를 둘러보고, 자신의 73세 생일을 맞아 담연재에서 한국식 생일상을 받았다. 이 장면은 전 세계로 타전되며 한국 문화의 깊이를 알렸다. 그 후 하회마을 관광객 수는 세 배 이상 늘었고, 안동은 ‘한국 전통문화의 본향’으로 자리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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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EC 정상회의장

■ 부시 부자의 연이은 방문—한미 우정의 상징이 된 안동

여왕의 발자취를 잇듯, 2005년에는 조지 H.W. 부시 전 미국 대통령 내외가 안동을 찾았다. 그는 병산서원과 하회마을을 둘러보며 학생들과 대화를 나눴다. 네 해 뒤인 2009년에는 아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해 고교생 강연과 하회별신굿 관람을 진행했다. 부시는 “이곳은 세계 어디에도 없는 유교 정신의 산실”이라며 감탄했다. 두 부자의 연이은 방문은 한미 관계의 상징적 장면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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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와 함께.." (안동=연합뉴스) 김용민 기자 = 3일 안동을 찾은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병산서원에서 관광객들과 사진을 찍고 있다. 2009.8.3

■ 반기문·라이스·젭 부시…세계 외교의 발길이 머문 곳

2014년에는 콘돌리자 라이스 전 미국 국무장관이, 2013년에는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가 각각 안동을 찾아 강연과 방문 일정을 소화했다. 2016년에는 반기문 당시 UN 사무총장이 경주에서 열린 UN NGO 콘퍼런스 참석 전 하회마을을 방문해 류성룡 선생의 고택 충효당을 찾았다. 경북은 그야말로 세계 외교의 ‘숨은 회랑’으로 기능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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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안동 하회마을 찾은 반기문 당시 유엔 사무총장

■ 왕가의 길—앤드루 왕자, 어머니의 발자취를 잇다

2019년 5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차남 앤드루 왕자가 어머니의 발자취를 따라 안동을 방문했다. 그는 하회마을과 봉정사를 다시 찾으며 “이곳은 영국 왕실과 인연이 깊은 제2의 고향”이라 말했다. 안동시는 여왕 방문 이후 ‘퀸스 로드(Queen’s Road)’로 불리던 32km 길을 ‘로열 웨이(The Royal Way)’로 개명하며, 왕가의 유대를 상징적으로 남겼다.

■ “경북은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의 무대”

경북도 관계자는 “경주 APEC은 세계 정상들이 한꺼번에 경북을 찾는다는 점에서 각별한 의미가 있다”며 “이번 행사를 통해 경북이 한국을 상징하는 중심지임을 다시 세계에 각인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세계의 지도자들이 경북을 찾는 이유는 단순한 관광이 아니다. 그들에게 경북은 **‘한국의 뿌리이자, 문화와 정체성이 살아있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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