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칭타오 노산에서 송구영신을 가르키는 필자


- 인생 삶이 어렵고 힘들수록 진심 어린 감사와 사랑이 절실하다

늦은 저녁, 조촐한 상 위에 놓인 된장 국물과 굴비는 한 해를 정리하는 작은 의식처럼 느껴진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그 속에는 충분한 온기와 여운이 담겨 있다. 그렇게 요란했던 2025년 을사년도 어느새 저물어 가고, 저만치서 2026년 병오년의 새해가 찬란한 빛으로 다가오고 있다.

자연의 섭리는 단순하다. 오면 가고, 가면 다시 온다. 계절이 그러하고, 시간도 그러하다. 끝과 시작은 늘 분리된 것이 아니라 하나의 점에서 맞닿아 있다. ‘발끝’을 끄트머리라 부르지만, 그 속에는 이미 머리, 곧 시작이 함께 들어 있다. 삶도 다르지 않다. 한 해의 끝은 또 다른 한 해의 출발선이며, 마침표는 곧 새로운 문장의 첫 글자가 된다.

눈보라를 가리고 노산정상(1,033m)에 가고자 하는 필자


인생을 살아보니 행복은 멀리 있지 않았다. 그것은 자기 자신을 긍정하는 데서 시작된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하고, 부족함마저 끌어안는 순간 마음은 비로소 평온해진다. 그리고 그 행복은 혼자서 완성되지 않는다.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감사, 관계 속에서 피어나는 배려와 사랑이 더해질 때 비로소 온전해진다.

우리는 빈손으로 이 세상에 와서, 결국 아무것도 가져가지 못한 채 떠난다. 명예도, 재산도, 집착하던 많은 것들도 그 자리에 남겨두고 간다. 그렇다면 남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사람들 사이에서 나누고 베풀었던 기억, 따뜻한 말 한마디, 진심 어린 감사와 사랑이다. 그것만이 삶을 지나온 흔적으로 오래 남는다.

한해를 보내며 송년의밤을 축하하는 필자(중앙)


무릇 사람들과 함께할 때, 나누고 베풀며 감사할 줄 아는 삶, 사랑을 아끼지 않는 삶이야말로 가장 멋진 인생이다. 혼자 밝아지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비추며 함께 환해지는 삶이다. 늘 밝게 웃으며, 혼자가 아닌 ‘함께’의 가치를 붙들고 살아가는 것, 그것이 한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는 우리가 다시금 새겨야 할 삶의 태도일 것이다.

중국 청도에서 칭다오맥주를 음미하며 망중한을 보내는 필자(중앙)


저무는 을사년의 끝자락에서, 다가오는 병오년의 시작을 바라보며 우리는 다시 다짐한다. 더 많이 가지기보다 더 깊이 나누는 삶을, 더 높이 오르기보다 더 따뜻이 손을 내미는 삶을. 끝과 시작이 만나는 이 지점에서, 우리의 삶 또한 한층 더 성숙해지기를 조용히 소망해 본다.

그동안 함께 지내온 Ceo들과 아름다운 동행 송년의밤을 만끽하는 필자(앞줄 맨우측)


필자 송해룡 광성산업개발 회장

(본 칼럼은 필자의 개인 의견이며, 조중동e뉴스는 다양한 의견을 존중합니다. 본 칼럼이 열린 논의와 건전한 토론의 장이 되기를 바랍니다)

"정치관련 칼럼의 경우에는 본 칼럼은 조중동 e뉴스 의견과는 별개의 견해입니다"

<저작권자(c) 조중동e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