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라 718채를 소유하며 수많은 서민에게 고통을 안긴 이른바 '718채 빌라왕'의 신발장에서 5억 원에 달하는 현금 다발이 발견되었다는 소식은, 우리 사회의 공정함과 정의가 어디까지 무너져 내렸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충격적인 장면이다. 이 사건은 단순한 세금 체납을 넘어, 전세사기라는 악덕 범죄의 잔인한 민낯과, 그 범죄자들이 얼마나 파렴치하게 법과 제도를 조롱했는지를 드러내는 상징적인 사례로 기록될 것이다.
- 서민의 고통과 대비, '빌라왕'의 금고
수백 명의 전세사기 피해자들은 전 재산을 잃고 길거리로 내몰릴 위기에 처해 있다. 이들은 전세보증금이라는 평생의 꿈을 지키기 위해 발을 동동 구르며 고통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대출 이자에 허덕이고, HUG의 보증 이행만을 기다리며 정신적, 경제적으로 피폐해지고 있다. 바로 그 시각, 이 모든 고통의 근원인 '빌라왕'은 세금 수억 원을 체납하고 "돈이 없다"고 잡아떼면서도, 정작 자신의 신발장 깊숙한 곳에 수억 원의 현금을 '비상금'처럼 숨겨두고 있었다. 이 현금 다발은 피해자들의 절규와 대비되며 극도의 분노와 배신감을 안겨주고 있다. "돈이 없어 세금을 못 낸다"는 그의 주장이 사실이 아님을 증명했을 뿐 아니라, 그 돈이 피해자들의 보증금에서 나온 '피 묻은 돈'일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빌라왕이 등장한 배경에는 전세 제도의 구조적 허점과 이를 악용한 악성 임대인들의 고의적 은닉 행위가 있다. 갭투자라는 미명 아래 단기간에 수백 채의 빌라를 쓸어 담을 수 있었던 시스템적 빈틈이 이들의 놀이터가 되었다. 그리고 이번에 발견된 현금 다발은 그들이 범죄 수익을 세탁하고, 국가의 징수망과 추적을 피하기 위해 얼마나 치밀하게 움직였는지를 보여준다. 부동산과 은행 계좌 등 추적이 쉬운 자산 대신 '현금'을 택함으로써, 범죄 수익을 은닉하고 체납 처분을 회피하려는 악덕 임대인의 전형적인 행태를 보여준 것이다.
- 강력한 징수와 처벌 필요
이번 사건은 사후약방문일지라도, 악성 임대인에 대한 국가의 단호한 대응이 필요함을 다시 한번 일깨워준다. 지자체는 이번 사례를 교훈 삼아 악성 체납자에 대한 은닉 재산 추적을 더욱 집요하게 진행해야 한다. '돈이 없다'는 변명 뒤에 숨겨진 현금과 자산을 찾아내 강제 징수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사기 행위로 얻은 범죄 수익에 대해서는 단호한 형사 처벌과 몰수가 이루어져야 한다. 단순히 세금 체납을 넘어, 조직적 사기 범죄에 대한 법의 심판이 피해자들의 고통을 조금이나마 덜어줄 수 있다.
신발장에 숨겨진 5억 원의 현금은 결국 정의로운 사회가 이들을 놓치지 않고 끝까지 추적할 것임을 상징한다. 이 돈이 피해자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데 쓰일 수 있도록 정부와 사법 당국의 강력하고 신속한 후속 조치를 기대한다.
김창권 大記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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