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의 정치적 셈법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재임 기간은 격랑 그 자체였다. 정치 초년생으로 혜성처럼 등장해 거대 권력을 손에 쥐었으나, 돌아보면 그의 족적에는 '고비마다 스스로 던진 정치적 자충수'라는 비판이 짙게 드리워져 있다.

대통령직은 국정 최고 책임자의 자리이자, 정치적 난관을 지혜롭게 돌파하고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내야 하는 소통의 자리다. 그러나 윤 전 대통령은 어려운 순간마다 '정치적 승부수'를 던지기보다는, 오히려 자신의 입지를 좁히고 갈등을 증폭시키는 선택을 반복했다는 평가를 면하기 어렵다.

- 소통보다 '전투'를 택한 안하무인의 리더십

가장 뼈아픈 지점은 협치와 소통의 부재다. 취임 초기부터 '건설적인 대화'보다는 '정치적 전투'를 선호하는 모습이었다. 그 당시 거대 야당인 민주당과의 관계 설정에서 유화적인 손길을 내밀기보다, 야당을 '반국가세력'으로 규정하는 등 대결 구도를 심화시켰다. 정치적 고비란 험로에서 길을 찾는 과정인데, 그는 대화의 문을 닫아버림으로써 스스로 국정 운영의 활로를 차단했다. 결과적으로 이는 대통령의 국정 동력 약화로 이어졌고, 국민 통합을 저해하는 결과를 낳았다. 또한, 당무 개입 논란은 스스로 공언했던 '정치적 중립성'을 무너뜨린 결정적인 패망의 지름길을 택하였다.

집권 여당의 혼란을 수습한다는 명목으로 이루어진 일련의 과정들은, 결국 당내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대통령실의 하명'이라는 프레임을 고착화시켰다. 법과 원칙을 강조하는 '법치주의'를 국정 운영의 근간으로 내세웠지만, 그 원칙이 정작 정치적 갈등 상황에서는 자신의 권력을 강화하는 도구로 비춰지면서 이중 잣대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었다. 고비마다 '정치적 해법' 대신 '법적 정당성'만을 내세운 것이 정치적 자충수가 된 것이다.

- 책임 회피가 키운 논란의 그림자

국민적 지지율이 흔들리는 결정적인 고비는 대체로 측근 및 배우자 관련 논란에서 발생했다. 이러한 논란에 대해 국민들이 기대했던 것은 솔직한 설명, 그리고 진심 어린 사과였다. 공은 부하에게 과는 자신에게 돌려야 했다. 하지만 그가 취한 대응 방식은 이와 정반대로 움직였다. 모든 잘못은 부하탓으로 돌렸다. 더 나아가 자신에게 불리하면, 회피, 침묵, 혹은 '정치 공세'로 치부하는 방식이었다. 이는 논란을 조기에 수습할 기회를 놓치고, 국민적 피로도만 악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책임지는 자세 대신 자기 자신만을 위하여 방어적인 자세를 취함으로써, 대통령의 도덕적 권위를 스스로 깎아내린 셈이다.

- 미래 권력에게 던지는 교훈

윤 전 대통령이 던진 '자충수'들은 결국 정치란 힘의 논리가 아닌 국민의 마음을 얻는 과정임을 보여준다. 고비란 권력의 힘을 시험하는 순간이 아니라, 국민에게 봉사하고 소통할 기회였다.

이재명대통령은 물론 미래지도자들은 윤 전 대통령의 재임 기간을 통해, 진정한 국정 운영의 동력은 국민과의 공감대, 야당과의 협치, 그리고 책임감 있는 자세에서 나온다는 준엄한 교훈을 새삼 얻어야 할 것이다.

김창권 大記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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