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국순방] 올해 다자외교 피날레…계엄에 멈췄던 정상외교 '본궤도'
취임 후 다자회의만 5번 '숨 가빴던 6개월'…APEC 성공으로 '정점'
G20 무대서 '복귀 신고' 마쳐…내년 본격적인 도약 위해 준비 박차
李대통령 "근본은 국익중심 실용외교…韓 저력에 자부심 갖고 세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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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 G20 정상 기념촬영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나스렉 엑스포센터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G20 회원국 및 초청국 정상, 국제기구 수장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이재명 대통령,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파이살 빈 파르한 알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외무장관. 2025.11.22 [공동취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xyz@yna.co.kr
(앙카라=연합뉴스) 임형섭 황윤기 기자 =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이뤄진 이재명 대통령의 중동·아프리카 4개국 순방 일정이 25일(현지시간) 마무리된다.
이로써 이 대통령의 취임 첫 해 다자외교 일정도 사실상 막을 내렸다.
지난해 비상계엄 사태로 실종되다시피 한 정상외교를 본 궤도에 올려놓는 동시에 집권 2년 차인 내년에 본격적으로 외교 무대에서 보폭을 넓히기 위한 토대를 다지는 '숨 가쁜 반년'을 보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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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나스렉 엑스포센터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인사하고 있다. 2025.11.22 [공동취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xyz@yna.co.kr
이 대통령은 지난 6월 초 취임한 뒤 6개월 가까이 총 5차례, 한 달에 한 번 꼴로 다자 정상회의에 참석했다.
비상계엄 사태 및 대통령 탄핵의 후폭풍으로 인수위원회도 없이 출범한 정부였지만, 이 대통령은 취임 후 불과 12일 만에 캐나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다자 외교 무대 '데뷔전'을 치러야 했다.
당시 대통령실은 이 대통령의 G7 회의 참석에 대해 "계엄으로 멈춰 섰던 정상외교를 복원하는 한편 이재명 정부 '국익중심 실용외교'의 첫발을 떼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이후 9월에는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 지난달에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등 계속해서 활동 반경을 넓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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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하는 한-이탈리아 정상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이재명 대통령과 조르지아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23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나스렉 엑스포센터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제3세션에서 대화하고 있다. 2025.11.23 [공동취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superdoo82@yna.co.kr
지난달 말부터 이번 달 1일까지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는 올해 외교 이벤트의 '백미'였다.
미국·중국·일본과의 연쇄 정상회담 등 한국 입장에서 중요도가 매우 높은 양자 정상외교를 성공적으로 소화한 것은 물론 21개 회원국의 입장을 조율해 '경주선언'을 끌어내는 등 국제사회에서 리더십을 증명해 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나아가 세계인의 이목이 쏠렸던 미중 정상회담까지 '유치'하며 무난하게 치러내면서 계엄 사태가 심어놓은 국제사회의 불안감을 말끔하게 씻어내는 모습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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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수하는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경주=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 힐튼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이 대통령 주최 정상 특별만찬에서 악수하고 있다. 2025.10.29 superdoo82@yna.co.kr
이번 남아프리카공화국 G20 정상회의는 이 같은 정상외교의 궤도 안착을 국제사회에 알리는 올해의 마지막 '신고식'으로도 볼 수 있다.
이 대통령은 APEC 정상회의 당시 제안한 '모두를 위한 인공지능(AI), AI 이니셔티브' 구상을 G20 회원국들에 소개하며 첨단 기술이 포용적 기회 창출로 이어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에 더해 남아공 방문 직전에 찾은 이집트에서는 한국과 중동의 미래 협력 비전을 집약한 '샤인(SHINE) 이니셔티브'를 발표하는 등 제3세계로 외교 지평을 넓혀가는 모습을 보였다.
이제 이 대통령은 임기 첫해 경험을 밑그림 삼아 집권 2년 차인 내년부터는 글로벌 의제를 주도하는 선도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 속에 중일 간 갈등까지 급격하게 고조되는 등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국제정세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철저한 대비가 필수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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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 순방 기내 기자간담회 (앙카라=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G20 정상회의 일정을 마치고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다음 방문지인 튀르키예로 향하는 공군 1호기에서 순방 기내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5.11.24 superdoo82@yna.co.kr
이 대통령은 24일 튀르키예로 향하는 전용기 내 기자간담회에서 "대한민국의 외교의 기본적 원칙은 한미동맹을 근간으로 하되, 중국과의 관계도 안정적으로 잘 관리하는 것"이라며 "그 근본은 국익중심의 실용외교"라고 말했다.
급변하는 환경에서도 '국익중심'이라는 대원칙 아래 흔들림 없이 대처하겠다는 의지를 재차 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또 지난 6개월간의 정상외교를 돌아보며 "대한민국의 저력에 대해 자부심을 가져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 저력을 기반으로 우리끼리 국내에서 아웅다웅하는 것을 넘어 세계로 나아갔으면 좋겠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hysu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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