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최휘영 "중국과 문화교류 활발해질 것…다방면 협력 기대"
취임 100일 인터뷰…"대중문화교류위는 글로벌 정책 제안→정부는 다각적 지원"
"위기의 영화산업에 내년 약 1천500억 지원…종묘 보전 위해 법에 따른 행정조치"
"국립중앙박물관 유료화, 중지 모아져…2∼3개 지역 관광권역 개발로 관광 활성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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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답변하는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세종=연합뉴스) 배재만 기자 =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10일 정부세종청사 집무실에서 가진 연합뉴스와의 취임 100일 기념 인터뷰에서 답변하고 있다. 2025.11.10 scoop@yna.co.kr
(세종=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최휘영(61)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중국과의 문화 교류가 보다 활발해질 것"이라며 중국의 대중문화 시장 개방에 대한 기대감을 표했다.
이달 취임 100일을 맞은 최 장관은 지난 10일 정부 세종청사에서 진행한 연합뉴스 인터뷰와 추가 서면 질의에서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은 중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는 조치"라면서도 "이번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한중 정상회담이 매우 성공적으로 마무리됐기에 여러 방면에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차원의 협력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달 박진영 JYP엔터테인먼트 대표 프로듀서와 공동위원장을 맡아 출범한 대중문화교류위원회(이하 교류위)에 대해선 "민간이 자율적으로 해결할 사안은 알아서 하고, 정부 지원이 필요한 사안은 정부가 해결해 주는 구조"라며 "관련 부처 차관들이 위원으로 참여해 정부 차원의 다각적인 대응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 서울시의 종묘 앞 고층빌딩 개발계획과 관련해선 "문화유산법 등 현행법에 정해진 대로 적법한 행정조치들을 취해나갈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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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답변하는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세종=연합뉴스) 배재만 기자 =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10일 정부 세종청사에서 진행된 연합뉴스와 취임 100일 기념 인터뷰에서 답변하고 있다. 2025.11.10 scoop@yna.co.kr
다음은 최 장관과의 일문일답.
-- 기업 경영인에서 공직에 입문했는데, 취임 100일을 맞은 소감은.
▲ 공직의 천금 같은 무게를 강하게 느끼는 나날이었다. 공직은 제 결정이 사회와 국민에게 주는 영향이 커서 '아직 업무 파악이 덜 됐다'는 핑계가 작동하지 않는다. 기업이 시행착오를 감수하고 도전한다면, 공직은 시행착오가 민간처럼 크게 허용되는 곳이 아니다. 절대 허투루 해선 안 된다.
-- 담당 부처 장관 중 한 명으로 경주 APEC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치렀는데.
▲ 지난여름 APEC 고위급 문화 회담을 경주에서 열고, 만장일치로 문화창조산업에서의 협력 강화라는 공동 성명을 끌어냈다. 그런 노력이 이어져 '문화창조산업이 경제 성장의 새로운 핵심 동력'이라는 내용을 APEC 정상회의 경주선언에 명문화할 수 있었다. 전통문화 유산이 고스란히 남은 경주에서 열려 전 세계가 주목하는 K-컬처가 우리 민족 고유의 문화 DNA가 발현된 것이란 점을 증명할 수 있었던 행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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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 하는 최휘영 장관 (서울=연합뉴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7일 경북 경주 힐튼호텔에서 열린 APEC 문화산업고위급대화 본회의를 마친 후 기자회견하고 있다. 2025.8.27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 APEC 기간 한중 정상회담에서 박진영 교류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주석의 환담을 두고 한한령 해제에 대한 기대감이 나온다. 이를 위해 문체부는 어떤 노력을 할 계획인가.
▲ '문화창조산업의 협력'이 명문화돼 차기 APEC 의장국인 중국과의 문화 교류 역시 보다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한다. 특히 한중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서 분위기가 무르익고, 여러 방면에서 지금과 다른 차원의 협력이 이뤄지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전망하고 있다. 무엇보다 젊은 청년들의 교류가 필요하다. 문화, 예술, 체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훨씬 많은 교류를 하면, 자연스럽게 그동안 어려웠던 콘서트 등을 하는 기회가 생기지 않을까 생각한다.
-- 중국 단체 관광객의 한시적 비자 면제에 대한 견해는.
▲ 지난 9월 29일 시작해 이제 한 달 반 정도 지났다. 비자 면제로 중국인 관광객이 아직은 서서히 늘고 있고, 관광업계도 차츰 효과를 보고 있다. 우리는 3인 이상 단체 관광객의 비자를 면제했지만, 중국은 지난해 한국인 관광객(개인)에 대한 비자를 전면 면제했다. 쌍방의 관점에서 보면 우리가 더 막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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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원봉 든 이재명 대통령 (고양=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이재명 대통령(가운데)이 1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대중문화교류위원회 출범식에서 박진영(왼쪽)·최휘영 대중문화교류위원회 공동위원장과 K컬처 체험존에서 응원봉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5.10.1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superdoo82@yna.co.kr
-- 지난달 출범한 대중문화교류위원회에 대한 관심이 높다.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
▲ K팝이 주축인 K-컬처가 글로벌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면 신속하게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있다. 민간이 자율적으로 해결할 사안은 알아서 해나가고, 정부 지원이 필요한 사안은 정부가 해결해 주는 구조다. 일례로 아티스트 공연 비자 문제의 경우 교류위가 정부에 건의하면 제가 외교부 장관과 협의해 대책을 만드는 식이다. 교류위에는 각 분야 선도 기업 대표들이 참여했는데 좋은 아이디어를 계속 모으고 있어서 내용이 계속 풍성해질 것이다.
-- 박진영 위원장이 출범식에서 2027년 12월부터 한국을 시작으로 '페노미논'(Fanomenon) 페스티벌을 열고 시상식도 개최한다고 밝혔는데.
▲ 페스티벌은 교류위에 참여한 4대 기획사 아티스트를 포함한 글로벌 K팝 스타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행사다. 시상식은 '팬 오브'(fan of)가 핵심으로, 아티스트에게 지지를 보낸 팬들이 상의 주인공이다. '팬 오브 BTS'라면 '아미'에게 상을 수여하되 BTS가 대신 상을 받는 식이다. 아울러 상하이·도쿄·로스앤젤레스·뉴욕·멕시코시티·파리·뭄바이 등 세계 7개 도시에 이른바 우리 아티스트들의 전용 공연장을 확보하려 한다. 그렇게 되면 K팝 아티스트들이 연간 7대 도시를 돌며 공연할 수 있다. 공연장 주변을 K-컬처 타운으로 조성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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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휘영 장관, 영화계 소통 간담회 진행 (서울=연합뉴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14일 서울 마포구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교육지원센터에서 영화계 각 분야 관계자들과 만나 영화계 소통 간담회를 갖고 있다. 2025.8.14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 대통령 공약인 '5대 문화강국'과 'K-컬처 시장 300조원 돌파' 이행을 위해 취임 직후 현장 실태 점검에 나섰는데, 실상은 어땠나.
▲ 대통령 공약은 높은 문화의 힘을 가진 문화 강국이 되고자 하는 지향점을 선언한 것으로 이해하면 좋을 듯하다. 우선 K-컬처를 구성하는 것들에 대한 정의를 새로 만들어 가려 한다. 주로 K팝, 영화·영상, 웹툰, 게임 등을 얘기하지만 뷰티, 푸드, 패션, 관광도 포함할 수 있다. 이를 아우르면 이미 1천조원을 넘었다는 얘기가 나온다. 문체부의 다양한 지원책과 진흥책도 다시 점검하고 개선하는 일도 시급하다. 전 세계가 K-컬처에 박수를 보내지만 실제 본 현장은 너무나 열악했다. 특히 영화 업계는 '심폐소생술'이 필요한 수준이었다.
-- 영화계 위기를 개선할 방안이 있다면.
▲ 올해 극장에서 개봉한 한국 상업영화(순제작비 30억원 이상)가 20편 내외로 예상된다. 그런데 업계에 따르면 1년에 40∼50편이 제작되지 않으면 영화산업 현장에서 상시 근로자가 생길 수 없는 구조라고 한다. 평소 다른 일을 할 수밖에 없으니, 어느 순간 생태계 자체가 붕괴한다. 심폐소생술 관점에서 영화 제작 지원 규모를 올해 829억원에서 내년 1천489억원으로 대폭 확대했고, 중예산 영화 제작 지원과 모태펀드 영화 계정을 올해 대비 2배로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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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존지역 외부 개발 완화' 대법원 판결 후 종묘 찾은 문체부 장관-국가유산청장 (서울=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허민 국가유산청장이 7일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 바깥에서의 개발 규제 완화 조례에 대한 대법원 판결과 관련해 서울 종묘를 찾아 전경을 점검하고 있다. 2025.11.7 ondol@yna.co.kr
-- 종묘 앞 세운상가 개발계획을 두고 정치권까지 논란이 뜨거운데, 어떻게 문제를 풀어나갈 것인가.
▲ (서울시가 승소한) 대법원 판결의 또 다른 핵심 내용은 '문화유산의 보호는 현행법으로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국가유산청은 현행법에 정해진 대로 적법한 행정조치들을 취해나갈 것이다. 서울시의 개발 계획이 진정 종묘를 위하는 일이라면, 전문가들에게 세계유산영향평가를 받으면 된다. 서울시가 계획을 잠시 멈추고, 지혜로운 해결책을 찾기 위해 국민과 머리를 맞대었으면 한다. 이 과정에 문체부, 국가유산청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
-- 공연, 스포츠 분야 암표가 극성인데 근절 대책이 있다면.
▲ 암표 단속 관련 법안들이 체육, 공연 등으로 너무 흩어져 있다. 이들 법 조항을 한군데로 모아야 하는데 내년에 추진할 생각이다. 일단은 매크로 사용 여부와 상관 없이 웃돈을 받고 티켓을 판매하는 모든 행위를 금지하는 방향으로 법 개정을 추진하려 한다. 단순 형사처벌로는 단속에 한계가 있어, 과징금 등 행정제재 중심으로 전환해 실질적 억제 효과를 높이고자 한다. 암표 행위 신고자에게 과징금 부과액의 일정 비율을 포상금으로 지급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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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앞두고 기념 촬영을 하는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세종=연합뉴스) 배재만 기자 =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10일 정부 세종청사에서 진행된 연합뉴스와 취임 100일 기념 인터뷰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5.11.10 scoop@yna.co.kr
-- 정부가 '외래관광객 3천만 시대'를 열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는데.
▲ 우리와 일본의 외래관광객 규모가 계속 두 배로 유지되는데 문체부 장관으로서 용납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래서 문체부 내부적으로 3천만명을 조기에 달성하고, 4천만명을 새 목표로 삼으려 한다. 외래관광객이 만족하는 관광 상품 등을 개발해 속도감 있는 성장 전략을 강구하겠다. 핵심은 지역 관광 활성화에 있다. 외래관광객이 서울뿐 아니라 다른 지역도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 문제는 그동안 관광 지원 정책이 너무 많은 지역에 '나눠 주기' 식으로 진행됐다는 것이다. 그래서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 이외에 2∼3개 정도의 관광 권역을 개발해서 집중 홍보할 생각이다.
-- 대규모 K팝 콘서트를 여는 공연장도 외래관광객 유치에 도움이 될 듯한데.
▲ 문체부는 내년에 장기 계획으로 입지를 살펴서 5만석 돔구장을 짓기 시작하려 한다. 기존 시설을 활용하는 방안 중 하나는 서울월드컵경기장에 특수 매트를 도입하는 것인데 서울시와 협의해서 진행하겠다. 지역에 있는 종합경기장도 주목하고 있다. 지난 7월 싸이가 속초 종합운동장에서 공연했는데, 75억원의 경제 효과가 발생했다고 한다. 종합경기장도 공연이 가능한 곳이면 정부가 조명이나 음향시설을 보강해주고 일단 공연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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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세종=연합뉴스) 배재만 기자 =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10일 정부 세종청사에서 진행된 연합뉴스와 취임 100일 기념 인터뷰에서 답변하고 있다. 2025.11.10 scoop@yna.co.kr
-- 국립중앙박물관 유료화에 대한 입장은.
▲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 관장이 저와 상의하며 추진하고 있는 사안이다. 박물관 예산 부족 차원이 아니라 우리 문화유산을 대하는 품격을 갖추는 관점에서 '자기 부담' 필요성이 있다는 취지다. 일단 유료화로 중지가 모아졌고, 구체적인 절차를 하나씩 밟아가는 중이다.
-- 내년에는 밀라노 동계 올림픽(2월)과 아이치-나고야 하계 아시안게임(9∼10월) 등 스포츠 메가 이벤트가 줄줄이 열린다. 지원 방안은.
▲ 우리 선수들이 준비한 기량을 모두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대회 출전권 확보와 경기력 향상을 위한 특별 훈련을 지원하고, 11월부터 문체부 2차관 주재로 관계기관 준비단을 구성해 지원 사항을 꼼꼼히 챙겨볼 것이다. 특히 밀라노 올림픽의 경우 선수들의 현지 적응과 최상의 컨디션 유지를 위해 한식도시락을 제공하는 현지급식지원센터를 운영하려 한다.
h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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