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K-컬처 열풍 속에서 대한민국 외교부가 구독자 110만 명을 거느린 '글로벌 인플루언서'로 떠올랐다. 외교부가 운영하는 영어 SNS 채널 **'KOREAZ'**가 유튜브, 페이스북 등 4개 플랫폼에서 총 구독자 110만 명을 돌파한 것이다. 특히 구독자의 90%가 해외 국적이며, 인도와 동남아시아의 20~30대가 주 시청층인 것으로 나타나 성공적인 디지털 공공외교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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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KOREAZ 채널 [KOREAZ 유튜브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조중동e뉴스=김혜빈기자]

성공 비결 1: '정책'과 '문화'의 황금 비율

'한국에 대한 모든 것(Korea A to Z)'을 의미하는 KOREAZ의 성공은 정교한 콘텐츠 전략에 있다. 자칫 딱딱하게 느껴질 수 있는 외교 정책을 부드러운 문화 콘텐츠와 결합해 시너지를 낸 것이 주효했다.

외교의 문턱을 낮춘 정책 콘텐츠: 'Focus'(외교정책 소개), 'Weekly'(재외공관 활동), 'Brief'(주요 행사 요약) 등 정기적인 정책 코너는 신뢰감을 주면서도 짧고 핵심적인 정보를 전달해 구독자들의 꾸준한 유입을 이끌었다.

현장감을 살린 재외공관 콘텐츠: 인도 LG전자 공장 준공식이나 프랑스 K-스타트업 지원 행사처럼, 전 세계 재외공관에서 직접 제작한 콘텐츠는 현지의 생생한 소식을 전하며 KOREAZ만의 독점적인 볼거리를 제공했다.

세계인의 흥미를 자극한 K-콘텐츠: 남양주 템플스테이, 전남 수묵 비엔날레, 인기 드라마 촬영지 소개 등 외국인의 시선에서 흥미를 느낄 만한 다채로운 문화·관광 콘텐츠는 채널의 매력도를 극대화했다. 아이돌 그룹 '케플러'와 협업한 예능형 콘텐츠는 폭발적인 반응을 얻기도 했다.

성공 비결 2: 정부 홍보의 패러다임 전환

KOREAZ의 성과는 정부 기관의 전통적인 일방향 홍보 방식에서 벗어나, 쌍방향 소통이 가능한 디지털 플랫폼의 특성을 제대로 활용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는 국내 '충주시' 유튜브 채널의 성공과도 궤를 같이하는 '눈높이 소통' 전략이다.

과거 정부 홍보가 국내 매체를 통한 간접적인 방식에 의존했다면, KOREAZ는 전 세계 잠재적 우호 세력에게 직접 다가가 한국의 매력을 알리고 정책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직접 외교의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구독자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20~30대 젊은 층에게 긍정적인 국가 이미지를 심어주는 것은 장기적인 외교 자산을 구축하는 효과가 있다.

미래 비전: 기술과 외교의 융합

외교부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한 단계 더 나아갈 계획이다. 앞으로 한국 기업의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한 고품질 콘텐츠를 제작해 한국의 기술력을 전 세계에 알리고, 관련 기업의 해외 진출을 돕는 '세일즈 외교'의 역할까지 수행하겠다는 포부다.

KOREAZ의 성공은 K-콘텐츠의 파급력이 문화 영역을 넘어 국가 외교의 지형까지 바꾸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로 기록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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