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발표된 통계는 서울의 인구 구성이 과거와는 확연히 달라졌음을 보여주고 있다.
서울 시민 10가구 중 약 4가구가 1인 가구(39.9%)로 나타나면서, 이제 '나 혼자 사는 삶'은 더 이상 특별한 것이 아닌 보편적인 주거 형태가 되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서울이라는 도시의 구조와 문화, 그리고 미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 '나 혼자 산다'의 확산
1인 가구 급증의 배경에는 여러 사회경제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학업이나 직장을 위해 서울로 이동한 청년 세대(29세 이하 비중이 높음)가 독립적인 삶을 선택하면서 1인 가구의 가장 큰 축을 형성한다.
결혼 연령이 높아지고 비혼을 선택하는 인구가 증가하면서, 가족 구성 대신 개인의 삶의 만족도를 추구하는 경향이 강해졌다. 배우자와 사별한 고령층의 독거 노인 가구 역시 1인 가구 증가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이처럼 1인 가구 증가는 개인의 자유와 선택을 존중하는 현대 사회의 흐름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 새로운 소비 트렌드와 도시 활력
⁷1인 가구 증가는 곧 새로운 경제 동력이 된다. '솔로 이코노미(Solo Economy)'라는 신조어처럼, 소형 가전, 간편식(밀키트), 소규모 주택(원룸, 오피스텔)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이들은 취미나 자기계발에 투자하는 비중이 높아 문화 및 여가 산업에도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 주거 불안정성 및 사회적 고립
하지만 그 이면에는 해결해야 할 과제들도 산적해 있다. 1인 가구, 특히 청년층은 소득 대비 높은 주거 비용을 부담해야 하며, 이로 인해 주거의 질이 낮아지거나 '지옥고(지하, 옥탑, 고시원)'에 머무는 경우가 많다. 1인 가구는 가족이라는 기본 단위로부터 분리되어 있어, 특히 질병이나 위기 상황에서 고립되기 쉽다. 고독사 문제 역시 1인 가구의 증가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서울은 이제 40%에 육박하는 1인 가구를 도시 운영의 핵심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단순히 주택 공급량을 늘리는 것을 넘어, 1인 가구 특성에 맞춘 주거 정책도 절실하다. 예를 들어, 보안과 안전을 강화한 주택 공급, 청년 및 노년층 맞춤형 커뮤니티 공간 조성, 그리고 위기 상황에서 사회 안전망이 작동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 등이 필요하다.
서울 인구 40%가 혼자사는 서울이다. 이는 우리가 개인의 자유를 존중하는 사회로 나아가고 있다는 증거임과 동시에, 개인이 고립되지 않도록 도시가 그들을 포용해야 할 책임을 안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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