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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배우 조진웅, 개그우먼 박나래, 방송인 조세호 등 대중적으로 사랑받아온 유명인들이 잇따른 사생활 의혹과 논란으로 활동을 중단하거나 아예 은퇴를 선언하는 사태가 잇따라 벌어졌다. 이들이 휩싸인 의혹의 내용은 성폭행 전과, 직장 내 갑질, 조직폭력배 연루설 등으로 매우 다양하다. 일부 의혹은 사실로 확인되기도 했으나, 상당수는 진위 여부가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채 일방적인 폭로와 여론 재판만으로 결론이 내려졌다.

이러한 현상은 한국 사회에서 폭주하는 '캔슬 컬처(Cancel Culture)'의 단면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캔슬 컬처'는 공인이나 유명인이 과거의 실수나 의혹에 대해 SNS상에서 사회적으로 비난,배제받고, 결과적으로 직업적 생명이 끊어지는 온라인 문화현상을 말한다. 문제는 이 비난이 사법기관의 법적 판단보다 대중의 감정적인 판단에 의해 더 강력하게 작동한다는 점이다.

조진웅 배우의 경우, 수십 년 전 청소년 시절의 소년범 전력이 재조명되며 결국 은퇴를 결정했다. 한때의 잘못에 대해 법적 처벌을 받은 이후 오랜 기간 성실하게 활동했음에도 불구하고, '공인'이라는 이유만으로 과거의 죄를 현재까지 끌어와 사실상의 이중 처벌을 받는 셈이다. 그의 논란은 '한 번의 잘못은 영원히 용서받을 수 없다'는 무서운 대중의 도덕률을 함께 보여준다.

또한 박나래와 조세호의 사례처럼, 폭로의 진위가 불분명하거나 소속사 측이 강력히 반박했음에도 불구하고, 논란 자체가 주는 부정적 이미지 때문에 활동 중단을 피할 수 없었다. 익명의 폭로자나 일부 악의적인 기사에 의해 형성된 여론이 전문가나 법적 절차의 판단보다 우위에 서게 되는 위험한 상황이기도 하다. 대중이 유명인에게 높은 도덕적 기준을 요구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공인은 미디어를 통해 대중에게 영향을 미치므로, 그들의 언행과 사생활은 공공의 영역으로 해석될 여지가 충분히 있다. 하지만, 대중의 도덕적 잣대가 '결백함'의 영역까지 요구하며 사소한 인간적 결함조차 용납하지 못할 정도로 엄격해지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과거의 실수나 사적인 영역의 논란이 현재 그들이 창조하는 콘텐츠의 가치를 훼손하는 것은 아니다. 콘텐츠와 창작자를 동일시하여, 창작자의 도덕적 흠결이 발견되는 즉시 그들이 만든 모든 결과물까지 부정하려는 시도는 문화적 다양성과 예술의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

- 사회적 성숙을 위한 제언

결국, 캔슬 컬처의 폭주를 막기 위해서는 사회적 성숙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언론과 뉴미디어는 폭로 내용을 여과 없이 퍼나르기보다 사실관계 확인과 균형 잡힌 시각을 제시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대중은 감정적인 비난보다 법적 판단과 명확한 증거를 바탕으로 공과 사를 구분하여 비판하는 분별력을 길러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논란에 휩싸인 당사자들은 사실이 아닌 부분에 대해서는 강력하고 투명하게 법적 대응을 통해 진실을 밝혀야 하며, 잘못된 부분에 대해서는 진정성 있는 사과와 자숙을 통해 책임 있는 자세도
중요하다.

대중문화는 유명인들의 희생 위에 서는 것이 결코 아니다. 캔슬 컬처가 한풀 꺾이고, 비판과 비난, 사실과 허구를 분별하는 건강한 문화적 비평이 자리 잡을 때, 연예계는 비로소 창조적인 활력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김창권 大記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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