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에 모인 화성의 시선…미디어아트 3인전
김류·양영신·임승균 참여…헛된 믿음·타인의 찰라·매향리 담은 작품들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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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류 작 '환신'(幻信)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서울 종로구 인사동 인사아트센터에서 전시 중인 김류 작 '환신'. 2025.12.13. laecorp@yna.co.kr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경기도 화성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미디어 아트 작가 김류, 양영신, 임승균의 '인사동 화성 미디어 전시'가 서울 종로구 인사동 인사아트센터에서 열리고 있다.
이 전시는 화성문화관광재단이 서울 인사동에 지역 문화 거점을 조성하고 화성 예술가의 창작 기반을 확대하기 위해 추진하는 '화성특례시 서울로 365' 프로젝트의 하나다.
이번 전시에 참여한 작가 김류는 회화와 조각, 미디어 설치 등을 통해 현대인의 불안과 결핍을 탐구한다.
출품작 '환신'(幻信)은 여러 개의 스크린과 웹캠을 통해 '헛된 믿음'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시각화한 작품이다.
관람객이 다가서면 카메라가 움직임을 인식해 화면 속 감고 있던 눈이 떠진다. 떠진 눈은 관람객을 따라오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우연에 가까운 움직임일 뿐이다.
전시장에서 만난 김 작가는 "사람들은 초월하는 무언가를 믿으려는 욕망이 있다 보니 상상으로 신을 만들어 낸다고 생각했다"며 "요즘은 인공지능(AI)이 그 자리를 차지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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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영신 작 '아워 네이처 디'(Our Nature d)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서울 종로구 인사동 인사아트센터에서 전시 중인 양영신 작 '아워 네이처 디'. 2025.12.13. laecorp@yna.co.kr
양영신의 설치 작업 '아워 네이처 디'(Our Nature d)는 4개의 스크린을 자개장 형태로 구성한 작품이다.
작품 제목에서 '디'는 화성 내 동탄 신도시를 의미한다. 작가는 동탄 곳곳의 장면을 촬영해 한 화면 안에 층위처럼 쌓았다.
전통 자개장이 산수와 학, 사슴 등 이상향의 상징을 담았다면, 작가는 현대의 이상향을 신도시의 고층 건물과 그 안의 일상에서 찾았다.
양 작가는 "타인의 삶이 더 나아 보이는 감정에서 출발했다"며 "타인과 그들이 생각하는 이상향을 화면 안에 가두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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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승균 작 '타이드 풀'(Tide pool)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서울 종로구 인사동 인사아트센터에서 전시 중인 임승균 작 '타이드 풀'. 2025.12.13. laecorp@yna.co.kr
임승균은 땅의 이야기를 담는 작가다. '타이드 풀'(Tide pool·조수웅덩이)은 화성의 매향리를 표현한 작품이다. 매향리는 1951년부터 2005년까지 미군의 폭격장과 사격장으로 쓰이던 곳이다.
1951년부터 2005년까지 미군 폭격장이 위치했던 화성 매향리를 소재로 삼았다. 작가는 매향리 바닷가에서 수집한 바위, 바닷물, 따개비가 붙은 총탄 등으로 작품을 구성, 장소가 지닌 시간성과 흔적을 구현했다.
임 작가는 "고고학자의 시선으로 매향리를 바라본 작품을 만들었다"며 "매향리의 모습이 대한민국의 현실과 같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를 주관한 화성시문화관광재단은 "외국인 관광객이 모이는 인사동에 화성 예술가들의 작품을 전시해 이들의 작품이 더 많은 관람객과 만나게 되길 바란다"며 "지역 작가들의 문화적 거점을 마련하는 데 힘쓰겠다"고 밝혔다.
전시는 오는 15일까지.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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