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은행 금리는 20~30%대였다, 중소기업은 자금 한 번 구하려면 명동 사채시장에 나가 어음을 40% 가까운 금리로 할인해야 했다. 우리가 흔히 말하던 ‘와리깡’, 사실 일본어 ‘와리비끼(割引)’에서 온 말이다.
당시 기업들은 진성어음을 들고 와 할인받고 현금을 마련해 버텼다. 지금 같으면 상상하기조차 힘든 자금 시장이었다.
그러나 그 시대의 금융은 한편으로 기회이기도 했다.
정부가 저축을 장려하던 재형저축 금리는 무려 40%에 달했다. 5,000만 원을 넣으면 연말에 2,000만 원 가까운 이자를 받았다. 그 돈이면 여의도 50평 아파트 한 채를 살 수 있었다. 5,000만 원 재형저축 하나로 집 한 채가 떨어지는 시대. 지금 우리가 사는 세계와는 다른 통화 가치와 금리 구조가 움직이던 시절이었다.
그때도 지금도 변하지 않는 진리가 있다. 경제는 아는 만큼 보이고, 모르면 당한다는 사실이다.
소득만으로는 자신을 지킬 수 없는 시대
오늘날의 젊은이들은 자영업이든 월급생활이든, ‘일해서 번 돈’만으로 삶을 설계하려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시대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저금리 시대에 정부의 재정·금융정책을 이해하지 못하면, 국제금융시장—엔화, 달러, 위안화—의 변동성을 읽지 못하면, 주식과 채권 시장의 흐름을 전혀 보지 않으면, 결국 자기 돈을 지킬 도구가 없어진다.
경제는 언제나 움직이고, 시장은 끊임없이 변한다. 배우지 않은 사람에겐 그 변화가 위협이고,
공부한 사람에게는 기회가 된다.
정보와 지식의 격차가 자산의 격차를 만든다
세상은 더 빠르게 변하고, 금융의 구조는 더 복잡해지고 있다. 부동산 규제 하나, 기준금리 0.25% 변화 하나, 환율 10원 움직임 한 번이 가계의 자산을 흔들어놓는 시대다. 경제지식이 없으면 사람들은 ‘느낌’으로 판단한다. “다들 한다니 나도 한다.” “지금 아니면 기회를 놓친다더라.”
그러다 어물전에서 썩은 명태 눈깔로 멀뚱 멀뚱 구경하는 사이,
경제사기, 부동산사기, 투자사기를 당한다. 모르는 사람은 늘 아는 사람의 먹잇감이 된다.
경제공부는 선택이 아니라 자신을 위한 생존이다
지금은 단순한 근면이나 성실만으로는 자산을 지키기 힘든 시대다. 정책의 방향을 읽고, 금리 사이클을 이해하고, 외환시장 변동성과 자산시장의 흐름을 파악해야 한다.
1970~80년대의 우리는 고금리 시대를 살아남기 위해 발로 뛰며 배웠다. 오늘의 젊은이들은 초저금리·지식금융 시대를 살아남기 위해 머리로 배우고, 정보를 읽어야 한다.
경제 공부는 부자가 되기 위한 사치가 아니다. 자기 돈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방패다. 그 방패를 만들지 않으면, 세상은 언제나 준비되지 않은 사람부터 삼킨다.
지식이 자산을 지키는 유일한 무기다
세상은 공부한 만큼 보인다. 보이는 만큼 판단할 수 있다. 판단한 만큼 지킬 수 있다. 경제를 모르면 남이 밀어주는 방향으로 흔들리고, 경제를 알면
스스로 방향을 잡고 흔들림 없이 선다.
지금의 젊은 세대에게 말하고 싶다. “일해서 버는 돈만으로는 부족하다. 세상은 너희가 공부하는 만큼 너희 돈을 지킨다.” 이게 우리가 살아온 시대가 남겨준, 그리고 지금도 유효한 경제의 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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